“5.0 기준에 한 달 평균 별점이 4.8 미만이면 서비스 교육을, 3개월간 평균 4.8미만이면 해고한다고 통지하니 잠든 고객들 눈치 보느라 재채기도 참아야 했어요. 그런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 제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궁금해서 타다 회사 측에 요청했지만, 끝까지 알려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제가 고객 만족을 못시켰으니 별점이 낮은 거 아니냐는 말만 하더라고요.”
지난달 25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은 자동차 대여 업체 쏘카가 운영하는 플랫폼 타다(TADA) 기사들의 고충을 취재한 "'밤새 운전해도 주간이랑 같은 시급?” 사각지대 놓인 타다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가 나간 후 타다 기사들은 그동안 타다의 불합리한 운영시스템과 갑질 등을 모아 스냅타임에 추가적으로 제보했다. 이들은 타타 기사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를 이용해 사측의 문제점을 공유했다.
제보에 의하면 프리랜서 기사뿐 아니라 정식 파견 기사 역시 불합리한 처우를 받으며 고충을 겪고 있었다. 스냅타임에 제보해온 기사들은 부당해고, 예비군 연기 강요, 정해진 휴식시간 강요, 과도한 사고 자기부담금 등 법의 사각지대에서 다양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해고 통보..타다측 "법적으로 문제없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타다 측은 스냅타임에 "법적으로 기사 직접 고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리랜서와 파견 두 가지 형태를 통해 드라이버 알선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용역 업체에서 기사 알선을 담당하는 가운데 기사들은 이러한 이상한 고용 형태 때문에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스냅타임에 들어온 제보 중 A씨는 지난 1월 사고가 난 후 타다 측에 의해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심지어 월급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함께 받았다. 결국 그는 노동부에 신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타다의 이해할 수 없는 보험 구조 탓에 본인도 크게 다쳤지만, 아주 기본적인 보장만 받은 채 자비로 치료비를 충당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타다 측에서는 차량 파손에 관련한 배상금과 휴차료 등을 전액 청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주장했다.
B기사는 난폭운전 관련 고객 만족 평점 때문에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지만, 이의제기를 하니 말을 바꾸어 휴식시간 사용과 관련해 꼬투리를 잡아 계약 연장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사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해고하는 케이스가 다수 있다고 제보자는 설명했다.
별점 4.8 이하면 해고? 공포의 별점 시스템
“타다 기사들은 한마디로 별점의 노예다” 제보자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고객의 별점 하나, 메시지 하나에 생계가 걸려 있기 때문. 게다가 별점 때문에 고객이 좁은 골목으로 호출해도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C 제보자는 “일부 고객들은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도 기분이 상하셔서 소위 말하는 별점 테러를 하신다”며 “사유 역시 난폭운전, 불친절한 언행 등 뭐든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좁은 골목 진입 시 아무래도 접촉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은데 애초에 진입 전에는 그 길이 어떤 길인지도 알 수 없고, 거절하면 별점이 떨어지니까 어쩔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고가 나면 타다 측에서 “왜 차 긁어놓고서는 억울하다 하느냐”며 “누가 억지로 들어가라 했느냐”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구조는 고객의 눈치를 보는 동시에 별점을 확인하는 회사에 눈치도 봐야 하기 때문에 기사는 최대한 조심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사측에서는 별점을 무기로 기사들을 관리하다보니 불만을 말할 수 없는 구조다. 타다 측에 이메일로 사정을 알아보지 않고 고객의 평가로만 해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으나 그저 알겠다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게다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 어떤 잘못을 한 건지 궁금해 평가를 공개해주길 요청했지만 타다 측은 끝까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고객 만족을 시키지 못한 건 기사 탓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예비군 연기 강요하고 휴식시간도 회사 맘대로?
또 다른 타다 기사 D씨는 무차별 해고에 용역 업체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예비군 훈련을 하루 가야 하는데 유급 일당을 주는 것이 아깝다고 1차례는 연기 가능하지 않느냐며 무단결석을 요구받았다. 이 기사는 3개월 수습기간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제보자는 근무 시간에 따라 60분에서 90분 받는 휴식시간의 경우에도 재량껏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에 붙여서 휴식시간 사용 금지, 한 번에 길게 휴식하지 말고 10분에서 15분 이내로 짧게 휴식할 것, 바쁜 시간대는 휴식 금지 등 휴식 시간조차 타다 측이 원하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 타다 측이 요구하는 휴식시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를 이유로 계약 연장 불가 통보를 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시트 정리, 안전벨트 정리를 포함한 차량 정비, 주유 등 근무에 필요한 휴식 시간은 개인 휴식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교육받았으나 최근에는 주유조차 개인 휴식시간을 사용하라고 공지를 받았다.
큰 사고가 나야 일괄 수리 후 기사에게 자기부담금 책정
또 다른 제보자는 최근 좁은 골목길 호출로 인해 미미한 사고가 났고 그로 인해 20만원이 넘는 개인 부담금을 내야만 했다. 이 제보자는 “보험 처리가 됐다면 개인 부담금이 이렇게 많이 나올 정도의 사고가 아니었음에도 보험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구조이기에 이토록 많은 부담금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전체 항목에는 수백만 원의 금액이 적혀 있어 알아본 결과 본인의 경미한 사고 이후 한참 있다가 다른 분이 큰 사고를 내서 전부 수리가 된 것임을 알게 됐다. 그 사고를 낸 기사는 최대한도가 50만 원이라 수백만 원 중 50만 원만 내면 되지만 본인은 정말 경미한 사고임에도 본인이 알아본 견적의 3배가 넘는 금액을 청구받아도 50만 원 이내이기 때문에 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제보자는 용역업체, 타다, 쏘카에 모두 부당함을 전달하고 조율 요청을 했으나 어느 쪽에서도 답을 받을 수 없었고 수리비 독촉만 이어졌다. 제보자는 이 후 내용증명을 세 업체 모두에 보냈으나 결국 타다 회사 측에서 수리비 산정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짧은 답만 받게 됐고 제보자는 이에 정신적 충격을 받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타다는 현재 12곳 정도에 용역업체를 운영 중인데 업체마다 규칙도 방식도 다르지만, 노동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동일하다”며 “법적으로는 타다 기사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고 단지 중개만 받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기사에 대한 인사권을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명 애플리케이션의 그림자에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제보자는 기사들을 제도적 보장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스냅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