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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문가들은 ‘당근과 채찍’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교통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원중 청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운전하면 패가망신한다고 느낄 정도로 해당 벌금액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을 폐지하고 일본처럼 강력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근’으로는 예방 교육과 캠페인이 제시됐다. 유상용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술병에 음주운전 경고 문구를 붙이자”고 제안했고 정경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는 “가정에서의 음주운전 예방 교육도 중요하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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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좌담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법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공감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가해자를 과실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음주운전 규제 수준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처벌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학 계장은 “언제 어디서나 단속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게 집중단속하겠다”며 철저한 단속 의지를 밝혔다.
■다음은 ‘음주운전 교통사고 근절 해법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나온 주요 발언 내용
-우리나라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과 문제점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유상용: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건수가 1만3000건 정도다. 음주운전 사고가 매일 36건씩 발생하는 셈이다. 여전히 심각하다. 음주운전 단속 재범률은 40%를 넘는다. 10명 중 4명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고도 음주 후 운전대를 또 잡았다는 뜻이다.
△이종학: 지난해 같은 경우 단속건수가 약 13만건인데 그 중에서 음주로 인해 사고 발생하는 경우는 1만3000건 정도니까 10대 1 비율이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2021년 같은 경우 단속건수가 연 11만5000건 정도로 10% 이상 줄어든 걸로 집계됐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그 시기에도 꾸준하게 1만5000건 정도를 유지했다.
△김원중: 정부는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여러 대책을 시행했다.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낮춘 게 가장 컸고 삼진아웃제에서 이진아웃제로 바뀐 것 등이 눈에 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음주운전이나 음주사고 건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회적 심각성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개선방안을 논의해보자. 제도적으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한가
△김원중: 음주운전 시 벌금 등의 금액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정도의 기준으로 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도로교통법을 개정해서 음주운전에 대해 추징금 등의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
△윤해성: 교통사고처리특례법(교특법)은 폐지하는 게 맞다. 형사정책적으로도 완전 반한다. 제정 40년이 넘는 것인데 당시 내수 보험산업 육성을 위해 내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무리하게 만든 법이다. 특례, 다시 말해 특별예외를 둔 것이고 한시법이었는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일본처럼 교통·음주운전 관련해서 면탈죄까지 포함한 강력한 특별법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은 2013년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고 도피·잠적하거나 추가 음주를 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과실운전치사상 알코올 등 영향 발각 면탈죄’를 제정했다.
△이종학: 음주운전 관련해 최근 제정된 법이 ‘윤창호법’(2019년 6월 시행)이다. 윤창호법 제정 이후로 단속기준이나 음주운전, 음주사고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처벌 수위는 올라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음주운전 형량이 1990년 이전엔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50만원이었지만 2019년 법 개정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 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2000만원 이하로 바뀌었다. 징역 기준 5배 강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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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용: 술병에 음주운전 예방 관련한 경고 문구 등을 붙이는 등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외 주류업체 광고를 보면 ‘술은 우리 술 먹되 운전하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제품 홍보를 하면서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을 하는 셈이다. 이같은 사례는 상당히 많으며 우리나라도 적극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
△김원중: 가정 내에서부터 음주 문화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음주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하면서 먼저 술을 권한다. 술 마셔도 괜찮다는 인식이 크다. 이는 음주운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술과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정경일: 담배 같은 경우 제품에 교육적 문구가 있다. 술에도 건강 관련 경고 문구가 표기되지만 음주 후 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문구는 없다. 가정에서도 음주운전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속과 관련해 기술적인 개선방안은 없나
△이종학: 음주운전 방조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차량 압수 사례가 많아졌다. 지난 2~4월까지 도로 위 안전 확보 특별대책 추진해서 방조 21건, 차량 압수 38건 처리했다. 오는 10월 25일부터는 음주운전 재범자들에 대해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도입된다. 코로나19 당시 불지 않고도 창문만 열면 감지할 수 있는 비접촉 감지기를 개발해 기술적으로 해결한 부분도 있다. 현재 단속에 특별히 지장은 없다.
△윤해성: 우리나라 CCTV 시스템 잘 갖춰져 있다. CCTV와 드론을 활용하면 음주운전자가 차량 버리고 도망가는 것 잡을 수 있다. 일본은 시스템이 우리나라보다 더 열악한데 정황 등 신고 받아서 처벌하고 있다. 음주 측정 전에 도망간 경우 음주 여부 입증 책임을 운전자에게 두도록 전환해야 한다. 다른 나라는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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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 요즘에는 음주운전자의 경우 면허 행정처분 특별감면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앞으로도 음주 사면은 계속 없어야 한다.
△유상용: 국내도 음주운전자에 대한 좀 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같은 제도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효능감이 높아질 것이며 제도개선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유사한 음주운전 규제 수준을 갖추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제도 정착은 미흡한 상황이다.
△윤해성: 음주운전과 관련해 법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가해자를 과실범으로 보지 말고 고의범으로 봐서 처벌해야 한다. 또한 교특법을 폐지하는 게 형사정책적으로도 타당하다.
△정경일: 과거에는 음주하든 안 하든 합의하면 집행유예였는데 최근에는 합의해도 실형 나오는 경우가 나오고 있긴 하다. 다만 윤창호법 만들어졌음에도 강력한 처벌은 안 따라오고 있다. 또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 범죄자들은 범행이 걸렸을 때와 안 걸렸을 때의 이득을 따진다. 단속이 철저하게 이뤄지면 애초에 음주운전을 안하게 될 것이다.
△이종학: 경찰청은 음주사고뿐만 아니라 음주운전 행위 자체가 근절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나 단속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끔 집중단속할 것이다.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단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법률적, 제도적 테두리 내에서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