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떠나자!] 놀고·먹고·빠졌을 뿐인데 '추억'이 쌓이네

강경록 기자I 2016.03.18 06:15:00

강원 속초 여행
트릭아트·미로탐험…''얼라이브 하트-다이내믹 메이즈''
닭강정부터 붕어빵까지 간식나라…''관광수산시장''
학이 날개 고쳤다는 효험 믿으며…''척산온천''



강원도 속초의 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질무렵의 속초시내. 속초 팔경 중 하나인 속초등대전망대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 특히 해질 무렵 찾아가면 붉게 물든 시골항구의 모습이 정겹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빠 어디가?” 인기리에 방영한 TV 프로그램 제목이 아니다. 이 땅의 아빠라는 이들의 말 못할 고민이다. TV 속 아빠는 슈퍼맨이다. 때로는 엄마를 대신해 육아를 책임지고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아빠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그래서 준비했다. 아빠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처음으로 소개할 곳은 강원 속초시다. 봄꽃 만발한 남해를 두고 왜 동쪽 끝 속초냐고. 이제부터 그 이유를 소개한다. 참고로 이번 여행의 주제는 ‘아빠와 추억 만들기’다.

강원도 속초에 최근 문을 연 신개념 실내형 테마파크 ‘얼라이브 하트’에서 트릭아트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스토리텔링 포토존인 ‘노인과 바다’는 종이배 위에서 커다란 녹새치와 힘겨운 사투를 벌여보는 등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짜릿한 상황들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신개념 실내 테마파크 ‘얼라이브 하트’ ‘다이내믹 메이즈’

여행을 다니다가 우연히 보게 된 인상깊었던 장면 하나. 제주도 중문에 자리한 ‘박물관은 살아있다’에서였다. 아빠와 어린 딸의 다정한 모습이 부러웠다. 부녀는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서로를 카메라에 담았다. 때로는 ‘셀카’(셀프카메라)를 함께 찍기도 하면서 둘만의 여행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크면 꼭 함께 와야지”라고 다짐했던 순간이다.

속초에도 이런 공간이 생겼다. 신개념 실내 테마파크 ‘얼라이브 하트’와 ‘다이내믹 메이즈’다. 일종의 문화놀이 공간이다. 각각 968.77㎡(약 300평)의 공간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꽉 채워 2개층으로 구성했다. 아래층은 트릭아트 프로그램 ‘얼라이브 하트’가, 위층은 실내 익사이팅 프로그램 ‘다이내믹 메이즈’가 들어서 있다.

얼라이브 하트는 이름처럼 ‘잃어버린 심장을 찾아서’가 콘셉트다. 트릭아트 스토리텔링 포토존만 50여개다. 관람객은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으며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이 된 듯 즐거운 착각에 빠질 수 있다. 다이내믹 메이즈는 미로탈출놀이 공간이다. 콘셉트는 ‘바다 깊숙이 숨은 해저도시를 찾아서’다. 여럿이 협동해 장애물을 넘으며 순발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입구는 ‘거울미로’. 사방에 놓인 전신거울에 비친 체험자의 모습이 반사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또 성인허리까지 차 있는 볼 풀장에서 줄 하나에만 의지해 건너야 하는 ‘볼 풀 탈출’을 즐길 수 있다. 줄을 건너는 체험자를 방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자처럼 상대방에게 공을 던지고 줄을 흔들며 방해공작을 펼친다. 이밖에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동굴’, 9초 이상 봉에 매달려 버텨야 하는 ‘파이프 미션’ 등 예측하기 힘든 놀이가 가득하다. 탐험을 완수하는 데는 50여분이 걸린다.

역동적인 체험을 하는 장소에는 만 6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다이내믹 메이즈 단품은 1만 2000원, 얼라이브 하트와 패키지 이용은 1만 8000원이다.

속초 관광수산시장의 ‘새우강정’. 관광수산시장에는 속초의 명물 닭강정을 비롯해 씨앗호떡, 튀김, 아이스크림까지 간식 거리가 넘쳐난다.
◇간식천국 ‘관광수산시장’

속초에 왔으니 시내 구경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내 여행의 중심은 관광수산시장. 예전에는 중앙시장으로 불렸다. 한국전쟁 직후 생겼다. 당시 군인과 상인들이 힘을 합쳐 땅을 일궈 세웠다. 처음에는 3구시장으로 불리다 이후 중앙시장이 됐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꼭 들러야 하는 이유는 속초 특산물과 별미를 한자리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끼 식사가 아니라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가 많다. 명물은 고소하고 쫀득한 닭강정. 견과류만 묻혀내는 순살 닭강정부터 고구마나 더덕, 청양고추를 뿌린 닭강정까지 크고 작은 강정집이 10여곳이나 된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만석닭강정’이다. 전국 3대 닭강정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유명하다. 양념 없는 고소한 프라이드와 매콤달콤 보통맛, 매운맛 마니아를 위한 화끈한 맛 등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어디 이뿐이랴. 부산의 명물 씨앗호떡도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기본적인 씨앗호떡부터 치즈씨앗호떡까지 부산보다 경쟁이 더 치열하다. 특산물인 새우나 홍게를 넣은 튀김에, 붕어빵·튀김·떡복이 등 전통간식, 달콤한 마카롱을 얹은 운용이형님 아이스크림까지 그야말로 간식 천국이다. 여기서 팁 하나. 일부는 시식도 가능하니 눈치껏 맛보자.

시장구경 후에는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에 다녀와도 좋다. 갯배는 옛날식 도선이다. 무동력선으로 일종의 뗏목이다. 약 50m의 수로를 건너면 아바이마을이다. 한국전쟁 당시 따라내려온 함경도 실향민이 터를 잡은 곳이다.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명태순대, 순대국밥, 가리국밥, 함경도식회냉면, 가자미식해 등 북한식 음식을 내놓은 식당들이 지천이다.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동해바다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동명항 포구와 영금정·속초등대전망대가 ‘핫스폿’이다. 속초바다를 만끽하기에는 영금정이 제격이다. 영금정은 바다 위에 하나가 있고 바위산 위에 또 하나가 있는데,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속초 팔경 중 하나인 속초등대전망대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해질 무렵 찾아가면 붉게 물든 시골항구의 모습이 정겹다.

1970년대 초 들어선 척산온천 목욕탕의 모습.
◇겨울에도 풀이 자라는 힐링공간 ‘척산온천’

여정의 마무리는 역시 온천이 제격이다. 속초에는 남한 제일의 명산 설악산이 품고 있는 척산온천이 있다. 설악동에서 학사평·미시령에 이르는 길목에 위치한 노학동에 자리하고 있다. 예부터 땅이 따뜻해 겨울에도 풀이 자랐다는 마을이다. 과거에는 학사평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날개를 다친 학 한마리가 이 마을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로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 때문이다.

1970년대 초반에는 33㎡(약 10평) 남짓한 목욕탕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마을주민이나 입소문을 듣고 온 관광객 몇몇만 아는 정도. 하지만 1985년 척산온천 휴양촌이 개관하면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알칼리성의 온천수가 50도 안팎을 유지하는 척산온천의 온천수는 무미·무취하고 약간 푸른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불소와 방사성물질인 라듐 등을 함유해 피부병·눈병·위장병·신경통 등과 충치를 비롯한 치아관련 질환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 체감이 매끄럽고 피부노화 예방에 좋을 뿐만 아니라 그냥 마셔도 미용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건강에 이롭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 주민이 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족욕공원도 같은 온천수를 흘려 만들었다.

척산온천 휴양촌과 노학동 길을 따라 연결한 설악워터피아도 척산 일대의 온천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 만약 딸과 함께라면 이곳이 즐기기에 더 좋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국내 최초 온천 테마파크다.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물놀이와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국내 최초의 보양온천으로도 잘 알려졌다. 온천수의 수온, 성분과 내부시설, 주변환경 등을 기준으로 건강증진과 심신요양에 적합한 온천을 말한다. 지하 680m 지점에서 50도 안팎의 용천수가 하루 3000t씩 솟아오른다.

옥이네밥상의 ‘생선구이’
◇여행메모

△가는법=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IC에서 속초 인제방면으로 가면 된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강릉까지 간 뒤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을 거쳐 속초로 가도 된다. 동홍천∼양양∼속초 고속도로가 일부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더 좋아졌다.

△먹을곳=관광수산시장 주차장 옆에 있는 도문집(033-633-5150)은 칼국수 전문식당이다. 멸치를 기본으로 감자를 갈아 육수를 만든다. 멸치맛은 강하지 않은 편이나 감자를 갈아 넣어 무겁다. 면발은 부드럽다. 칼국수 5000원. 시장 내 속초문어국밥(033-638-8837)은 생소한 문어국밥이 메인이다. 속초 앞바다에서 잡은 참문어를 얇게 썰어 소고기국밥 위에 올려 내놓는다. 문어는 국물에 샤부샤부처럼 살짝 데쳐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속초마을 입구에 있는 ‘미가’는 황태요리가 일품이다. 특히 황태해장국은 3시간 이상 센불로 푹 끓여내 국물이 진하다. 황태구이 정식이 1만 3000원, 더덕구이정식은 1만 5000원이다. 옥이네밥상(033-637-3166)은 가정식백반(7000원)이 메인이다. 젓갈류와 장류가 입맛을 돋운다. 겉은 바삭하게 구웠지만 속은 야들야들한 생선구이(1인분 1만 5000원)도 추천할 만한 메뉴다.

△잠잘곳=속초에는 비교적 숙소가 많다. 척산온천장이나 한화리조트 설악에서 하룻밤을 묵고 전날이나 다음날 온천을 즐기는 것도 방법. 아이와 함께라면 켄싱턴스타호텔(033-635-4001)도 추천할 만하다. 설악산국립공원 입구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도 뛰어나다. 호텔 곳곳에 영국과 관련한 다양한 테마와 정통 영국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로비를 시작으로 각층마다 국내외 유명스타의 소장품과 사진으로 꾸민 ‘명예의 전당’도 색다른 볼거리다. 매일 오전 10시에 무료로 진행하는 ‘하우스투어’를 따라다니면 각층의 재미있는 스토리도 함께 들을 수 있다. 하우스투어 코스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휴가를 즐겼던 전용룸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도 포함했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다이나믹 메이즈 ‘감옥미로’. 다이나믹 메이즈는 미로탈출놀이 공간이다. 콘셉트는 ‘바다 깊숙이 숨은 해저도시를 찾아서’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다이나믹 메이즈 ‘거울미로’. 다이나믹 메이즈는 미로탈출놀이 공간이다. 콘셉트는 ‘바다 깊숙이 숨은 해저도시를 찾아서’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다이나믹 메이즈 ‘소리질러 미션’. 다이나믹 메이즈는 미로탈출놀이 공간이다. 콘셉트는 ‘바다 깊숙이 숨은 해저도시를 찾아서’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다이나믹 메이즈 ‘파이프 미션’. 9초 이상 봉에 메달려야 통과할 수 있다.


강원도 속초에 최근 문을 연 신개념 실내형 테마파크 ‘얼라이브 하트’에서 트릭아트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강원도 속초에 최근 문을 연 신개념 실내형 테마파크 ‘얼라이브 하트’에서 트릭아트를 즐기고 있는 관람객.
옥이네밥상의 ‘명태식해’
속초문어국밥의 ‘문어국밥’
옥이네 밥상의 ‘생선구이’
속초 관광수산시장 내 운용이형님. 마카롱이 올려진 아이스크림이 맛있다.
속초 관광수산시장 내 운용이형님. 마카롱이 올려진 아이스크림이 맛있다.
속초 등대전망대에서 본 매화. 저녁노을에 하늘도 매화도 붉게 물들었다.
속초등대전망대.
속초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 앞바다
속초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질무렵의 속초시내와 설악산.
속초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본 영금정과 속초 앞바다.
속초 앞 바다를 거닐고 있는 다정한 연인
속초 관광수산시장의 ‘치즈씨앗호떡’
켄싱턴스타호텔에서 바라본 설악산 전경
황태요리전문점 ‘미가’의 황태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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