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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하엘 쿤체(사진 왼쪽)·실베스터 르베이 |
-두 분의 첫 뮤지컬로 1992년 초연한 <엘리자벳>은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였다가 1898년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한 엘리자벳 황후의 이야기이다.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인물인데, 뮤지컬 소개를 해달라.
“엘리자벳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현대적인 여성이었다. 또 이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19세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로, 본인도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말했을 정도다. 난 이런 점에 매료됐다. 그 때문에 뮤지컬 이야기는 황후의 입장보다는 한 여성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돼 있다.”(쿤체)
-<엘리자벳>에는 모두 몇곡이 삽입되나.
“35~40곡 정도다. 이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한 여성의 자아찾기에 초점을 맞춰 쓴 솔로곡 ‘나는 나만의 것(Ich gehor nur mir)’이다.”(르베이)
-그러고보면 <모차르트!>도 천재라는 이미지 속에 박제돼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차르트의 성장통 등 인간적 면모를 부각했다. 이는 두 분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인가.
“맞다. 내가 항상 그리고자 하는 것은 한 인간이 다른 사람들의 간섭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삶을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뒤 모리에의 소설이 원작인 <레베카>도 남편의 전처에게 열등감을 가진 채 살던 여인이 자신감을 찾는 과정에 러브스토리를 더했고, <마리 앙투와네트>도 여왕이 시련을 통해 결국 자기에게 운명지어진 강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쿤체)
쿤체, 르베이가 공동작업한 뮤지컬들은 일본 도호가 제작비를 댄 <마리 앙투와네트>를 제외하고 모두 오스트리아 빈에서 설립된 빈극장협회(VBW)가 제작했다. <마리 앙투와네트> 외 작품들의 세계 초연도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 소재한 빈시 소유의 극장들에서 이루어졌고, 이후 유럽 전역에서 크게 히트했다. <레베카>는 올해 미국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한다. 흥미로운 점은 원작의 변형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당수 영·미 클래식 뮤지컬과 달리 두 사람의 작품은 공연하는 나라마다 캐릭터나 장면순서, 음악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이에 대해 쿤체와 르베이는 “각 나라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관객의 공감을 얻으려면 연출자가 해당 국가의 정서에 맞게 작품을 각색하는 것을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어권 뮤지컬과 영·미 뮤지컬의 가장 큰 차별점은 뭐라 생각하나.
“영·미 뮤지컬은 단순히 음악이나 안무를 위해 음악이 이야기와 별개로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 작품은 이야기와 음악이 상보(相補)적 관계다. 이야기가 음악을 통해 강화되고 음악으로 인해 이야기가 보강되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뮤지컬’로 불리길 희망한다.”(쿤체)
-한국 배우들과 관객들에게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한국 배우들이 공연에 대한 열정이 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을 연습과정에서부터 목격했다. 또 주역과 앙상블을 가리지 않고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김준수 등 배우 개인에 대한 열광적인 팬문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르베이)
두 사람은 “한국 관객들이 우리의 작품으로 감정적, 지적 자극을 받아 삶을 좀더 풍요롭게 만들길 희망한다”며 “차기작으로 같이 준비하고 있는 뮤지컬이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가 아니니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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