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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회계사에서 제조업체 사장으로 ‘인생 2막’
네오플램의 첫 시작은 해외 유명 주방용품을 수입유통하는 작은 회사였다. 1990년 설립된 주방용품 유통업체인 하이엘무역(옛 재영상사)이 모태다. 내수 시장은 물론 미국 및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주방용품 유통사업을 하던 하이엘무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로 된 제품을 직접 판매해보겠다는 취지에서 설립된 회사가 바로 네오플램이다.
박 대표는 한 때는 잘나가던 회계사였다. 대학에 다니던 22살의 나이에 일찌감치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며 20년 넘게 회계사로 안정된 생활을 해나갔다. 제조업에 눈을 뜨게 된 것은 고교 선배이자 네오플램의 창립자인 장태영 회장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레저용 아이스박스 등을 수입해 유통하며 돈을 잘 벌던 장 회장이 함깨 일해 보자고 권유했던 것. 현재 장 회장은 미국에 살며 해외영업쪽만 전담하고 있다.
회사의 창립 멤버이자 대주주 중 한 명인 박 대표는 2006년 네오플램 설립 초기에는 회계사 사무실 운영을 병행하며 회사의 재무와 회계파트, 상품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주방용품 사업이 점차 커지면서 2010년부터 아예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연매출 100억원대의 잘 나가는 회계법인을 운영하며 안정된 생활을 했다. 제조업체 사장으로 변신할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었는데,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탁월했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회계사 시절인 당시에는 지금보다 경영이 투명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는 “사업을 확장하고 직원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이 훨씬 크다”며 틀에 박힌 숫자만 보다가 사람 냄새나는 제조업에 빠졌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공장 없는 제조기업’ 원칙을 깨고..위기일수로 ‘기술개발’
안정된 생활을 뿌리치고 출발했던 그의 인생 2막은 ‘쾌속질주’ 그 자체였다. 2006년 주방용품사업에 뛰어든 이후 5년 만에 전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1000억원 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항균도마·친환경 세라믹 프라이팬 등 차별화된 기술혁신과 디자인으로 승부했기에 가능했다. 네오플램은 창업 당시 ‘공장 없는 제조기업’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유지해 왔다. 나이키나 애플처럼 100%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디자인이나 기술개발만 해 왔던 것.
하지만 세라믹 코팅 냄비와 프라이팬을 생산하기 위해서 2008년 그 원칙을 깨야만 했다. 박 대표는 “항균도마로 인기를 얻은 뒤 제품 다각화를 위해 친환경 세라믹 코팅을 한 칼과 냄비 후라이팬을 만들려고 하는데 원하는 품질로 세라믹 코팅을 할 수 있는 공장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월 5만개 이상을 판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는데, 연구·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공장을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주방용품업계의 ‘삼성’을 꿈꾸던 박 대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네오플램이 가장 먼저 선보인 세라믹 코팅 프라이팬은 홈쇼핑에 없어 못팔 정도로 인기를 얻었지만, 브랜드가 확고하게 자리잡기도 전에 모방제품들이 잇달아 쏟아졌다. 기술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프라이팬 초창기 제품은 한달 정도 쓰고 나면 음식이 눌어붙었던 것. 하지만 당시 냄비 수출 주문이 쏟아지다보니 프라이팬의 문제는 제때 해결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라믹 소재의 특성상 냄비가 깨지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 때부터 네오플램은 더욱 기술개발에 집중하며 친환경 코팅액 만들고 수차례 극한 테스트를 거치면서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그는 “창업 당시 기술력으로 승부하되 제조공장은 설립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는데, 이제 원주와 무안에 공장을 설립한 만큼 기술개발은 네오플램의 숙명이 됐다”고 말한다.
신기술·신제품으로 양날개..명품 주방용품 회사로
네오플램은 2013년 500억원을 투자해 원주에 건평 1만평 규모로 본사·공장·물류센터를 완공했다. 그는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이 수입에 앞서 공장 평가를 하러 와서 역대 최고점인 99점을 줬다”며 “원주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라이팬 공장”이라고 자부했다. 그 뒤 2014년 중국 하이닝에, 2016년 전남 무안에도 잇달아 공장을 설립했다. 무안 공장은 과거 도자기 제품을 전담 생산했던 ‘네오 세라믹’보다 생산능력이 2배 이상 뛰어나다.
네오플램은 안정적 생산 기반을 토대로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난스틱(음식이 눌어붙지 않는 기술)’을 향상시킨 코팅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이 엑스트리마 공법을 적용한 프라이팬 ‘아띠’를 지난 2월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백자를 형상화한 프리미엄 도자기 브랜드 ‘소백’도 내놨다.
박 대표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올해는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률 6% 목표를 꼭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네오플램은 이 가운데 540억원을 독일,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폴란드 등 해외 수출로 거뒀다. 2013년 당시엔 1257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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