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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복합사업 일몰땐 사업 수포로…주민들 "연장 절실"

이윤화 기자I 2024.08.06 05:00:00

공공주택 복합사업 9월20일 일몰 앞두고 불안감
올해 5월 기준 전국 57곳, 총 9만1000가구 후보지
"일몰 지나면 후보지 해제되는 곳들 나올 수 있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제 후보지 선정 단계인데 도심복합사업을 추진하려면 법안 적용 기한이 당연히 연장되어야 합니다. 벌써 8월인데 언제 연장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조마조마 하네요.”(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추진 중인 용마산역세권 주민 A씨)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공공이 참여해 도심 재개발 사업을 돕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의 일몰 기간인 9월 20일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이를 연장하는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도심복합사업의 일몰 기한을 없애고 법안의 일부 내용을 개정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아직 위원회 심사 단계에 멈춰 있다. 정부는 일몰 기한 연장을 전제로 사업 추진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여야의 정쟁 속에 법안 처리는 ‘제자리걸음’이다. 도심복합사업 개정안뿐만 아니라 22대 국회개원 이후 두 달 동안 국회에서 정쟁만 되풀이되면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민생 법안은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도심 내 노후·저층 주거지 개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도심복합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소유권을 넘겨받아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고밀도 개발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지구 지정부터 분양까지 평균 13년이 걸리는 기간을 4~5년 이내로 대폭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2021년 2·4대책으로 마련된 이후 올해 5월 기준 전국 57곳(9만 1000호)이 사업 후보지로 선정되어 있다.

문제는 해당 사업은 공공주택특별법(공특법)에 따라 3년 한시적으로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음달 20일이면 법안의 효력이 종료되는 일몰 기한이 다가온단 점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1만 가구에 대한 사업 승인을 하고, 1만 가구 이상의 복합지구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지만, 일몰 기한이 다가오면서 이 같은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이미 후보지로 선정된 곳이라고 할지라도 예정지구 지정 등의 절차까지 도달하지 못한 곳은 사업 후보지에서 해제돼 더이상 사업 추진을 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도심복합사업이 지연되지 않고 도심 주택 공급을 효과적으로 공급하려면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봤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는 “가뜩이나 민간 개발에 비해 공공재개발 수요가 적은데다 공특법의 일몰 기한까지 연장되지 못하고 끝나게 된다면 사업 추진이 수포로 돌아가는 곳이 많아질 수 있어 개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도심복합사업 기한을 3년 더 연장하거나 아예 일몰 기한을 없애기 위한 법안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계류 중이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강선우 의원, 한정애 의원 등 10인은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안정적인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일몰 유효기간을 삭제하고 2021년 6월 30일 이전에 토지 등의 취득으로 토지등소유자가 된 자 등에게만 적용하는 현물보상에 관한 특례를 삭제해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 침해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LH는 우선 도심복합사업 관련 법안 개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가정하에 사업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일몰 기한 종료 이전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에는 예정지구로 지정되지 못한 후보지들은 사업을 이어나갈 수 없다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일몰 기한 내에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가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9월 일몰 전 예정지구 단계 이후 사업지만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지는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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