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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운 보복여행…사이판 ‘동’나자 괌·유럽 문의 빗발

강경록 기자I 2021.10.21 04:00:01

올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 예약자 8000명 돌파
인터파크, 내년 2월까지 항공권 매출 117% 증가
참좋은여행, 하루 유럽 여행 예약자만 500명
하나투어, 연말까지 1만명 해외여행 예상
모두투어도 3500명 수준으로 모객 진행해

블레드호수 전경(사진=인터파크)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행업계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걸어잠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기 조짐을 보이자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욕구가 상승한 것이다. 사이판 여행 상품 예약자는 무려 8000명으로 연말까지 ‘완판’했다. 괌이나 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여행 상품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이판, 싱가포르(11월 중) 등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협약을 맺는 등 위드 코로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일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과 맞물려 여행객들의 보복소비 욕구가 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인 여행객에 격리면제 조치를 시행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19가 휩쓸었던 지난 2년간 여행업계는 암흑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때마다 여행객은 급감했다. 하나·모두·참좋은여행 등 국내 대표 여행사들의 지난해 매출은 ‘0’에 가까웠다. 여행업계는 이번 여행심리 회복이 매년 3000만명 가까이 해외로 나가던 호황기를 회복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주요 국가별 10월 항공권 발매 증가율(그래픽=문승용 기자)
◇인터파크 내년 2월까지 항공권매출 117%↑

20일 이데일리가 인터파크에서 제공받은 국제선 매출액(10월1~18일)을 분석한 결과,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출발하는 항공권의 매출은 지난달 동기 대비 11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괌은 770.8%, 싱가포르는 375%, 유럽은 118% 등 주요 목적지 부문 매출이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괌은 근거리 여행지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사이판 모객이 연말까지 모두 마감되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오는 12월 연말까지 출발하는 사이판 모객 인원은 1200명으로, 그중 예약 대기 인원만 338명에 달했다. 사이판의 거센 인기에 대체 여행지인 괌으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괌 패키지 예약자(10월1~18일)는 모두 406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연말에 수요가 몰렸다.

지난 19일 이베이코리아가 공개한 자료도 비슷한 결과였다. G마켓과 옥션의 9월 국제선 항공권 분석 결과, 12월과 내년 1월에 출발하는 항공권의 평균 매출은 160% 올랐다. 지난달 국제선 항공권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이전 달인 8월과 비교해도 29%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자가격리 부담이 없는 지역의 여행 수요가 높았다. 몰디브·괌 등의 일부 휴양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괌과 몰디브 모두 항공권 예약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예약 인원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지역은 캐나다로, 전년 대비 131% 늘어났다. 미국(74%)과 베트남(17%)이 뒤를 이었다.

박정현 인터파크 항공사업부 부장은 “사이판 모객이 마감되면서 괌이 그 인기를 이어가고, 최근에는 트래블버블로 11월 15일부터 여행이 가능한 싱가포르도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장거리 여행의 경우, 9월부터 유럽 주요 관광지 노선의 인기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10월에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괌 츠바키타워(사진=내일투어)


◇참좋은여행·하나투어도 예약자 몰려

여행사들도 빠르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여행사들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맺은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상품을 출시하며 밀려드는 예약 문의를 받는 데 한창이다. 20일 주요여행사들의 패키지 예약 현황(10월18일~12월31일)을 살펴보면, 업체별로 적게는 2000명, 많게는 1만명이 출국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좋은여행은 사이판에 이어 유럽여행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유럽여행상품 총 판매금액은 46억원에 달했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홍보부장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유럽 중심으로 예약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하루(18일)에만 약 500명 정도가 유럽 상품을 예약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 같은 경우는 1인당 상품가가 140만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이라 상품문의나 예약이 많은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하나투어는 올 연말까지 사이판, 괌, 유럽 등 패키지 상품 예약자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현실적으로 우리 국민이 여행할 수 있는 지역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유럽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사이판과 괌에 이어 올 연말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자가격리 없는 여행이 시작된다면 내년 초부터는 확실히 여행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모두투어도 지난주(10월 10~16일)까지 고객 문의와 홈페이지 페이지뷰(UV)가 전월 동기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괌과 사이판 중심에서 유럽이나 동남아 여행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육현우 모두투어 홍보부장은 “올 연말까지 약 3500명 수준으로 모객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후 여행이 실제로 가능한 지역의 확대와 비례해 해외여행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상했다.

항공권판매증가율(그래픽=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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