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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 K바이오]뷰노메드 딥카스 vs 바이탈케어…국내 심정지 예측 AI 강자는?

김새미 기자I 2024.07.10 09:41:21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연간 약 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인공지능(AI)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시장을 장악할 강자는 누구일까? 이데일리는 국내 AI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뷰노(338220)의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와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AITRICS-VC)를 심층 비교 분석해봤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9구급대로 이송되는 급성 심장정지(이하 심정지) 환자는 연간 3만5018명에 달한다. 심정지란 심장의 활동에 심각한 저하가 있거나 멈춘 상태로 대부분 즉각적으로 의식이 소실된다. 심정지 환자는 고령화,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나 생존율이 2022년 기준 7.8%, 뇌기능 회복률은 5.1%에 불과하다.

심정지의 골든타임은 약 5분으로 이 시간이 지나면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심정지는 대부분 전조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미리 발견해 대응하면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AI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는 병원에 도입돼 입원 환자의 심정지 발생 위험을 빠르게 감지한다. 의료인당 환자수가 많은 병원에서는 이러한 AI 도입이 병원 내 심정지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와 바이탈케어의 차이는?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는 일반 병동의 전 연령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된 5가지 활력 징후(수축·이완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와 나이, 측정시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점 사이의 점수로 표시한다. 일반 병동에서도 주로 활용하는 필수적인 5개 활력 징후만 사용하기 때문에 EMR 시스템과 연동하기만 하면 추가적인 업무 없이 효율적으로 중증 악화 발생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는 6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 심정지)와 일반 병동에서 4시간 이내 발생할 수 있는 패혈증, 중환자실에서 6시간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사망확률을 예측한다. 이 중 패혈증과 중환자실 내 사망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적응증으로 인정됐다.

뷰노메드 딥카스보다 다양한 이벤트를 예측하는 만큼 참고하는 데이터도 더 많다. 생체신호 6가지(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맥박 수, 호흡 수, 체온, 산소포화도)와 혈액검사 결과 11가지(리루빈, 젖산, 산성도, 나트륨, 칼륨, 크레아티닌, 적혈구 용적률, 백혈구 수, 중탄산이온, 혈소판 수, C반응성 단백질), 의식상태점수(GCS), 나이 등 총 19개 생체데이터를 사용한다.

단 일각에서 잘못 알려진 바와 달리 혈액검사 결과를 활용하기 위해 채혈을 할 필요는 없다. 에이아이트릭스 관계자는 “바이탈케어는 EMR을 활용해 데이터를 얻기 때문에 환자들이 바이탈케어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퍼스트 무버’ 딥카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바이탈케어

뷰노메드 딥카스는 국내 AI 의료기기 최초로 신의료기술로 확정돼 2022년 8월 비급여 시장에 진출했다. 뷰노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로서 국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면서 초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4일 기준으로 94개 병원에서 청구됐다. 이 중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상급종합병원 15곳이 도입한 상태다. 뷰노는 연내 150개 병원에 뷰노메드 딥카스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뷰노메드 딥카스를 일반병원, 요양병원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재택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뷰노 관계자는 “추가적인 업무 없이 효율적으로 중증 악화 발생 위험을 감시하니까 의료 현장에서 반응이 좋고 그 만큼 청구 병원 확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며 “의료진이 부족한 일반병동 입원실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바이탈케어는 지난해 1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같은해 3월부터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다. 현재 바이탈케어를 도입한 병원은 총 45 곳이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은 6곳, 종합병원은 31곳이다. 올해 말까지 90개 병원에 바이탈케어를 도입하는 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탈케어는 뷰노메드 딥카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카스의 초기 시장 선점 효과가 얼마나 견고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에이아이트릭스 관계자는 “(뷰노메드 딥카스를 도입한) 10여 개의 병원에서 바이탈케어에 대해 문의했다”며 “병원에서는 다양한 제품의 임상 평가에 대한 수요가 있고, 바이탈케어는 중환자실도 모니터링하고 패혈증도 예측하다 보니 많은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해외 시장 진출 속도 면에선 뷰노메드 딥카스가 앞서지만 바이탈케어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올해 하반기 FDA 510k(시판전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바이탈케어는 연말에 FDA 510k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탈케어는 향후 드 노보(De Novo) 트랙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FDA의 의료기기 승인 프로세스 트랙은 크게 드 노보와 510k로 구분된다. 드 노보 승인은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최초’ 승인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510k는 동등 혹은 유사 기능이나 제품이 기존에 있는 경우 부여된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글로벌에서 출시되는 제품들의 트렌드가 혈액검사 결과를 비롯한 다양한 인자(Factor)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자사 제품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와 기준에 맞춘 제품이라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비급여 적용 기한 우려 해소한 뷰노메드 딥카스

비교적 비급여 적용 기한이 넉넉한 바이탈케어와 달리 뷰노메드 딥카스는 오는 31일까지였다. 뷰노메드 딥카스의 불안 요소로 꼽혔던 비급여 적용 기간 종료 우려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기간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뷰노메드 딥카스의 비급여 기간은 이번에 평가 유예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되면서 2026년 7월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복지부가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올해 4분기부터 시행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는 신의료기술평가 기간으로 주어지는 250영업일을 활용하면 비급여 적용을 유지하는 게 가능하다. 바이탈케어 역시 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 확대가 결정되면 기존 종료 시점에 맞춰 별도의 평가 기간을 거쳐 2년 연장이 가능해진다.

뷰노 관계자는 “복지부의 고시가 늦어지더라도 비급여 적용 부분에는 문제가 없고 오히려 해당 기간에 대한 소급 적용이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도 평가 유예 후 신의료기술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비급여 청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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