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실패하는 NRDO,헬릭스미스가 성공 자신하는 까닭

송영두 기자I 2024.02.21 09:20:30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헬릭스미스가 그동안 핵심 파이프라인 엔젠시스 개발에 주력했던 사업 구조를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로 재편한다. 유망 파이프라인을 적극 발굴해 기술수출을 타진하는 사업 구조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솔루션이 인수한 헬릭스미스는 먼저 세포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솔루션과 헬릭스미스가 상당한 시너지로 성공적인 NRDO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지욱 바이오솔루션 부사장은 지난 14일 헬릭스미스 임시 주총을 통해 헬릭스미스 대표 및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헬릭스미스 대표로서 본격적인 사업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이데일리를 통해 엔젠시스 개발에 치중했던 헬릭스미스 사업 구조를 NRDO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NRDO는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도입, 자체적으로 초기 임상 개발을 한 뒤 되파는 사업 전략이다. 특히 NRDO는 후보물질 발굴 등 기초 리서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유망 신약물질을 도입, 개발하는 만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초기 개발을 통해 라이선스 아웃을 하는 전략으로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실패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헬릭스미스(084990)가 NRDO 사업을 선언하면서 업계는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NRDO 사업도 상당한 내구력과 경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앞서 NRDO 사업을 주력으로 설립된 기업들이 지금까지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헬릭스미스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갖춰져 있느냐는 것도 중요하게 짚어야 할 포인트다.

정지욱 바이오솔루션 부사장 및 헬릭스미스 대표.(사진=바이오솔루션)


◇“NRDO 성공 경쟁력, 헬릭스미스는 이미 갖췄다”

전문가들은 NRDO 사업을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약 상업화 경험에 기반한 트랙 레코드와 임상 개발에 필수적인 미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다. 바이오 투자 벤처캐피털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NRDO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임상을 정말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업 또는 기업 핵심 인력들의 트랙레코드와 그에 기반해 우수한 글로벌 임상 인력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신약개발 상업화 경험과 해외에서 진행할 임상에 정말 유능한 임상 인력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지욱 헬릭스미스 대표는 NRDO 사업을 리서치부터 후보물질 도입, 임상 개발까지의 과정을 모두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NRDO 사업에서 요구되는 경쟁력은 이미 바이오솔루션(086820)과 헬릭스미스 모두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정 대표는 “NRDO 사업은 자본력과 정보력이 있어야 하고, 조직력도 갖춰야 한다. 바이오솔루션은 이미 국내에서 신약개발을 상업화한 경력이 있고, 미국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 만큼 디스커버리부터 디벨롭, 커머셜을 다 해봤다. 트랙레코드는 물론 해외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다”며 “헬릭스미스도 글로벌 임상 3상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뛰어난 연구 인력들이 있다. 엔젠시스에 가려져 미쳐 알려지지 않은 임상개발 능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오솔루션은 세포치료제 ‘케라힐’, ‘케라힐-알로’, ‘카티라이프’ 등 다양한 제품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시킨 바 있다. 그는 “NRDO 사업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리서치를 전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바이오솔루션과 헬릭스미스는 리서치 능력도 굉장히 뛰어나다”며 “헬릭스미스를 인수하기로 한 뒤 모든 것을 검토하고 NRDO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자금도 충분한 만큼 유망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NRDO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헬릭스미스 첫 타깃은 세포유전자치료제

헬릭스미스는 현재 NRDO 사업을 위해 다양한 후보물질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도입하려는 물질은 세포유전자치료제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바이오솔루션이 셀(Cell/세포)과 진(Gene/유전자)에 특화돼 있다보니 가장 먼저 유망한 세포유전자치료 후보물질을 도입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며 “도입 물질은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동시에 여러 파이프라인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헬릭스미스 내부에 후보물질을 도입하기 위한 조직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헬릭스미스 인수에 앞서 투자사 및 바이오 기업 등 여러 파트너사와 후보물질 도입을 위한 여러 논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장 해외 기업 후보물질보다는 국내에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찾아 도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세포 분야의 경우 한국이 생각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국이다”라면서 “현재 시리즈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은 있지만 다음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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