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LPG차 전면 허용한다지만…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물음표

박일경 기자I 2019.03.14 17:11:04

경유차, 저공해차서 제외…‘클린디젤’ 정책폐기 공식화
현재 배출가스 5등급 운행제한→‘3등급·민간부문’ 확대
에너지硏 “LPG 규제철폐, 2030년까지 7363t 먼지저감”
구매 허용하되 세수결손 우려에 LPG세율 인상안 발의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택시와 장애인 등으로 사용계층이 제한된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 일반인에게도 전면 허용됐다. 하지만 법 개정의 결정적 이유가 된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현재 LPG 차종이 10여 가지로 단순한데다 연비와 출력이 떨어져 영세자영업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1톤(t) 소형화물차나 어린이 통학차량 등이 얼마나 LPG 차량으로 갈아탈지 의문이 드는 게 현실이다.

환경부는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경유차 감축 로드맵을 수립해 추진 중”이라며 “이달 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유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함으로써 `클린 디젤 정책`을 폐기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공공부문은 당장 내년부터 신규 차량을 전량 친환경차로 구매하고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를 완전히 퇴출시키기로 했다. 민간부문에선 배출가스 등급제를 기반으로 3~5등급에 해당하는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는 한편 노후 중대형 화물차의 신차 전환 지원을 확대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LPG 차의 배출가스 평균 등급은 1.86으로 휘발유차(2.51), 경유차(2.77)보다 친환경성이 우수한 편이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1t LPG 트럭을 구매하면 소상공인을 우선으로 조기폐차 보조금에 400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지난해 1800대에서 올해 2272대로 증가 추세인 어린이 통학차량의 경우에도 LPG 승합차로 바꾸면 대당 500만원을 지원한다.

2019년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 (자료=환경부)


정부는 LPG 연료 사용제한을 전면 폐지할 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산업부는 2030년을 기준으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3941~4968t 감축되고 초미세먼지(PM-2.5) 배출은 38~48t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저감 효과 예측치는 훨씬 더 높다. 이 기관은 2030년 기준 질소산화물이 최대 7363t, 초미세먼지는 최고 71t 각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 인해 환경피해비용은 3327억~3633억원, 제세부담금은 3132억~3334억원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 떠나는 구매력 되돌릴 신차개발 관건…“세제혜택 등 제도적 인센티브 필요”

관건은 LPG 차량 판매실적에 달렸다. 사실 LPG 차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2012년 241만5000대에 달하던 LPG 차는 지난해 203만5000대로 7년간 40만대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차량이 430만대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용도별로 택시·렌터카·관용차 등, 사용자별로는 국가유공자·장애인 등 특정인 수요만 있다 보니 신차 개발에 뒤쳐진 탓이다. 따라서 구매력을 당길만한 매력적인 신차가 나올지가 중요하다.

특히 친환경차의 최고 단계인 전기·수소자동차 보급 속도가 빨라 LPG 차가 정부 생각대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1년 338대에 불과하던 전기차는 작년 말 5만7000대로 급증했다. 환경부는 3년 뒤인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3000대, 수소차 6만7000대 보급으로 기존 목표(전기차 35만대·수소차 1만5000대)를 13만5000대나 대폭 상향한 상태다. 친환경차 수요·공급 확대를 위해 각종 보조금 정책과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상범 한국LPG산업협회 회장은 “유럽처럼 다양한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 등을 통해 소비자가 LPG 차량을 보다 많이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2019년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업무보고. (자료=환경부)


◇ 수급불균형 악화 우려…他 유종과 세율 형평성도 문제

LPG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싼 연료비다. LPG의 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당 약 800원으로 휘발유(1350원대), 경유(1250원대)보다 40% 이상 저렴하다. LPG 차 규제가 풀리면 경제성을 고려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게 된다.

하지만 LPG 차량 보급이 증가하면 경유차와 휘발유차 판매가 줄 수밖에 없어 관련수입이 줄어들 정유업계가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또 LPG 수요가 늘면 상대적으로 경유나 휘발유에서 걷던 세금이 감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LPG 세금 인상 여부도 변수다. 기재부는 LPG 규제 완화로 3000억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고 판단한다.

아직까지는 LPG 세율 인상은 없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2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8개 연구기관장과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PG 차량 규제 완화로 인한 세수 감소 우려가 있는데 세수 감소가 걱정할 만큼 크지 않고 정책 접근 측면에서도 세수보다는 LPG 차량 확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PG 세율 인상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등 10명의 의원은 13일 본회의를 통과한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또다시 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내 LPG 수급상황은 수입물량이 국내 생산물량을 압도적으로 상회하고 있어 적정한 공급·사용 범위를 넘어서고 있으므로 자동차에 대한 LPG 사용제한 완화로 수급 불균형이 악화될 수 있는 까닭에 법률 취지를 LPG 이용·보급에서 국가경제 및 산업계 동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수요 관리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휘발유에 부과하는 세율의 32% 수준에 그치는 LPG의 현행 세율을 그대로 적용해 일반인에게까지 LPG 차량 판매를 허용할 경우 연료 전환에 따른 세수 결손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타 유종과의 세율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이는 압축천연가스(CNG)·수소 등 다른 연료에 대한 수송용 과세처럼 에너지 세제 전반에 개편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LPG 사용에 따른 세수 변화와 세율 조정의 필요성을 주기적으로 파악해 조세당국의 세제운용 예측성 및 유종 간 세율 형평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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