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000~2200 박스권 일단 유지.."이달말 실물지표 따라 움직일 것"

윤종성 기자I 2019.03.25 18:20:26

[전문가 향후 국내 증시 전망]
주당순자산비율 0.79배 저평가 여전
"실적 개선 가치주 중심으로 매수를"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성선화 기자] 12년 만에 찾아온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 국채 3개월과 10년물간 금리 역전이 역사상 ‘경기침체(R, Recession)’와 ‘증시 하락장’의 선행지표로 작용해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지난 주 2200선을 터치하는 등 모처럼 상승세를 탔던 코스피지수는 ‘R 공포’의 엄습으로 25일 전거래일대비 42.09포인트(1.92%) 내린 2144.86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의 향후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지수의 단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지만, 조정 장세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피, 다시 박스권에서 횡보 할 듯

전문가들은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반짝 상승’했던 국내 증시가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봤다. 글로벌 증시가 ‘R 공포’로 급속도로 위축돼 가는 상황에서 코스피만이 대열에서 이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급격한 조정보다는 2000~2200선의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증시와 달리 코스피는 오른 것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보다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면서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내줄 수 있지만, 지난해처럼 2000선이 깨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도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에 부담이 되는 재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관적이지는 않다”라면서 “국내 증시는 일시 조정된 후 이달말 발표되는 경기지표 향배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R 공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업률 등 미국의 주요 실물지표가 악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시적인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만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용욱 센터장은 “그 동안 미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로 이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물지표 악화가 동반됐던 사례들”이라며 “현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과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시장 충격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조만간 다시 금리 역전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다만, 올 1분기 수출과 내수 부진, 상장사들의 감익 등 대내적인 펀더멘탈이 악화된 데다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서의 비중 축소 등으로 수급 여건이 녹록치 않아져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급력이 배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A주 비중을 확대키로 한데다 5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 ADR 편입 등으로 한국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이탈이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대략 이탈 자금이 2조원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저평가 가치株 중심으로 선별 매수”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박스권 안에서 순환매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적 개선 모멘텀이 있는 저평가 가치주를 중심으로 선별 매수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채원 대표는 “지금 한국 증시의 주당순자산비율(PBR)이 0.79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라며 “시장은 횡보하더라도 성장성 있는 종목에 투자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구용욱 센터장은 “코스피는 계속 주도하는 섹터 없이 순환매 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때일 수록 철저하게 기업만을 바라보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거나, 투자·수요가 늘어나는 업종 종목들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며, 헬스케어, 미디어, 2차전지주를 추천했다.

섣부릴 매수나 매도에 나서기 보다는 좀 더 지켜보면서 증시 향방을 가늠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에 미국 기업 실적과 유럽, 중국의 지표 등을 확인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연우 센터장은 “추격 매도하기 보다는 지지력 확보 여부를 확인하며 매매강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