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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장벽에 국경장벽까지…美재정적자 내년 사상 첫 1조달러 돌파

방성훈 기자I 2019.08.22 15:24:13

세금감면으로 세수 줄고…멕시코 장벽 지출은 늘어
트럼프發 무역전쟁도 원인으로 지목
"기업투자 위축·가계소득 감소 등 美경제 전반에 부담"
"무역전쟁 없었을 때보다 GDP 성장률 0.3% 더 갉아먹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시행한 감세 정책으로 세수입은 줄어든 반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등 지출이 늘어난 탓이다. 무역전쟁을 촉발해 경제부담을 키운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21일(현지시간) CNN방송 및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2019회계연도) 9600억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향후 10년 동안 미국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8000억달러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1조 2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재정적자가 불어나게 된 것은 지난해 시행한 1조 5000억달러 규모의 감세로 세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멕시코 장벽 건설 예산 등 정부지출 확대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도 재정적자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무역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CBO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벌인 무역전쟁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내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약 0.3% 더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평균 실질소득도 0.4%(580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CBO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미국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관세를 포함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둔화하고, 가계소득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업투자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향후 무역장벽이 더 높아지거나 그럴 우려가 커진다면 투자와 생산이 예상보다 더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이 훨씬 더 위축될 것이란 얘기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덕분에 적자 규모가 억제되는 측면이 있다고 CBO는 분석했다. CBO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해 “향후 10년간 1조 1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GDP 대비 정부 부채의 비율은 오는 2029년에 95%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기존 92%보다 높아진 수치이다. 올해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79%를 기록할 것으로 CBO는 내다봤다.

필립 스와겔 CBO 국장은 “역사적 기준으로 봤을 때 이미 너무나도 높아진 연방 부채는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있다”면서 “고령화, 의료비 지출 증가, 이자비용 상승 등으로 2029년 이후에는 부채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BO는 올해 미국 GDP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는 연평균 1.8%로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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