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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순살 아파트 입주민 '비대위 결성'

김아름 기자I 2023.08.21 18:27:41

[공공분양 기피 분위기 확산]
1~2차 주민 설명회 열었으나 받아들이기 어려워
소통직원 상주조치에 "프락치하나 심은 것" 주장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철근 누락에 따른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한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지만 주민과 LH 간의 견해차만 확인하는 유명무실한 장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입주민들은 현실적인 보상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안전점검 시행 결과만 설명하고 있어 간극이 크다는 것이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충남 아산 배방LH 14단지 주민은 의견을 모아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철근 누락 아파트에서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지만 정부나 LH 쪽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지에서는 1~2차 설명회를 거쳐 이달 중 3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철근 누락에 따른 긴급 안전점검 결과 설계하중을 초과하지 않고 콘크리트 강도가 설계 기준강도를 만족한다는 내용이다. 주민 A씨는 “보강을 한다고 해도 불안한 마음이 없어지지가 않을 것 같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현재 새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에 준하는 좋은 환경의 아파트를 받는 이주 대책이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이곳이 노인, 장애인 등이 입주한 임대아파트이기 때문에 이주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다. 입주한 지 11개월 된 현 시점에서도 입주율이 60%에 불과해 아직 교통편도 신설되지 않고 상가도 조성되지 않아 불편한데 남게 되면 더 불편해지는 것 아닌가”라며 “보강공사를 한다고 해도 누가 들어오겠나.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보상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LH가 단지 내 소통을 위한 직원 상주 조치를 했다고 했지만 해당 직원은 설명회 당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C씨는 “LH에서 대책을 먼저 제시해서 주민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받아들여서 하면 되는 거고 못 받아들이겠다면 다른 카드를 내면 되지 아무것도 않은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나 앉혀 놓는 것은 프락치를 심어놓은 것밖에 더 되나”고 지적했다.

LH 관계자는 “필요하면 설명회를 추가로 시행해 입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입주자 지원에 대해서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이고 정부 협의와 입주자 의견 수렴을 거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LH 본사 입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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