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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김태한 사장 “바이오산업 본격 성장기 돌입”

박철근 기자I 2016.06.07 16:00:00

그룹 전략기획실서 미래 신수종 사업 직접 발굴
싱가포르ㆍ아일랜드 사례 벤치마킹 필요
CMO 생산 역량 강화에 집중...생산시설 확대 검토

[샌프란시스코=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세계 최고의 바이오 기업인 제넨텍도 설립 당시에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이제는 바이오제약 산업이 변곡점을 지나 본격적인 성장세로 가는 시기다.”

김태한(59·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바이오제약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시기에 기업과 정부, 학계가 힘을 모으면 세계적인 선도그룹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범한 2011년부터 6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맡기 전에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현 미래전략실) 신사업추진단에서 삼성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발표했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 제약산업이다. 김 대표는 “그룹 신수종사업을 찾기 위해 수십 가지의 아이템을 점검했지만 바이오 제약 산업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지난 2014년 7690억달러 규모인 제약 시장은 2020년 1조29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바이오의약품은 같은 기간 1830억달러에서 2780억달러로 늘어나 제약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3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합성의약품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암이나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바이오 의약품”이라며 “앞으로 알츠하이머, 콜레스테롤 조절, 파킨스 병 등에 대한 해결방안도 항체의약품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바이오 제약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싱가포르와 아일랜드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와 아일랜드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유명 바이오 제약기업이 없지만 국가 주도로 글로벌 제약사 유치에 나서면서 지금은 손꼽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었다. 막대한 세제혜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싱가포르의 경우 대학을 졸업하면 정부가 비용을 대 유럽에 있는 기업에 파견을 하는 등 인력 육성도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도 화학이나 생명공학을 전공한 대학 졸업생들을 적어도 1년은 추가 교육해서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삼성 바이오 사업에 관한 중장기 계획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지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에만 오롯이 집중할 시기”라며 “향후에는 사업 다각화도 고려 중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짓고 있는 3공장이 완성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6만ℓ의 생산능력을 보유해 론자(26만ℓ)와 베링거잉겔하임(24만ℓ)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규모의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계약생산대행업체)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은 하나의 상품에 대해 다수의 공급자들과 계약을 할 수 있는 반면에 CMO는 단순 생산대행이 아닌 공정개발까지 참여하는 방식으로 고객사 한 곳과 CMO업체 한 곳만 계약하는 방식이다.

바이오제약·바이오연료·바이오 농업 등 사업 다각화보다는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있는 바이오 제약산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 대표가 내건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비욘드(beyond) CMO’다. 그는 “바이오 제약 개발회사들이 ‘굳이 우리가 생산시설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수급현황을 살펴봐야 하지만 앞으로 생산시설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도 세계 무대에서는 ‘삼성=전자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김 대표는 “이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과 같은 행사에 꾸준히 참가해 바이오산업의 가치를 홍보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지도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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