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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보호' 획 긋고 떠나는 윤석헌 금감원장

김인경 기자I 2021.05.07 18:00:05

(종합)윤 원장 7일 3년 임기 마무리
금감원 역사상 임기 채운 세번째 원장
라임펀드 100% 배상 등 소비자보호 방점
'과잉징계' 논란도…후임은 안정해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금융감독원을 떠났다.윤 원장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과 사모펀드 사태 등을 처리하며 금융소비자 보호 가치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를 ‘과잉징계’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7일 윤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강당에서 이임식을 열고 “여러 작업과 노력에서 부족했던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가 열정으로 임했고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감독업무에 임해 주신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 여러분의 열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윤 원장은 최흥식 전 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이 중도 하차하며 2018년 5월 임명돼 3년간 금감원장을 역임했다. 이로써 윤 원장은 윤증현·김종창 전 원장에 이어 임기 3년을 모두 채운 세 번째 금감원장이 됐다.

윤 원장의 가장 큰 공은 ‘소비자보호’다. 윤 원장은 금감원 내 6개 부서로 운영됐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13개 부서로 확대하며 금소처의 권한과 위상을 한층 강화했다. 사실상 폐지됐던 종합검사도 부활시켜 금융회사들의 소비자 보호에 대한 경각심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임기 중 금융소비자보호법을 국회 통과시키는 데에도 앞장섰다.

윤 원장의 금융소비자 보호 노력은 피해자 구제로도 이어졌다. 그는 라임·옵티머스 운용이 만들고, 은행·증권사가 판매한 펀드에 대해 금감원 역사상 최초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전액 배상 결정을 내렸다. 길게는 5년까지 걸리는 분쟁절차에 대해선 ‘사후정산 방식’을 도입해 신속한 조정을 이끌었다.

윤 원장 스스로도 “금융사고가 연발하면서 큰 소비자피해를 초래했지만 임직원들의 성실한 대응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며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불완전판매 등의 책임을 금융회사 CEO에 물으며 갈등도 빚었다. 특히 지배구조법을 근거로 금융사 CEO에 대한 중징계를 적용하며 논란이 일었다. 일부 금융사는 이에 불복해 가처분소송을 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를 사전에 하기보다 사후 징계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도 받는다. 실제 금감원 제재 공시에 따르면 금감원이 윤 원장 취임 이후 금융회사에 총 1291건의 제재를 했다. 역대 원장 중 최대다.

윤 원장이 이임식을 끝내고 기자들을 만나 “후련하고, 열심히 했다”면서 “직원들이 많이 도와줘 그럭저럭 여기까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언론과 더 소통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윤 원장이 금감원을 떠나지만 후임 원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윤 원장의 후임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에 이은 경제라인 재정비와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당분간 김근익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금감원은 운영된다. 다만 가상자산을 둘러싼 유사수신이 증가하고 있고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얼마되지 않아 혼란이 큰 가운데 금융감독 수장을 공석으로 두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차기 원장 후보로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차기 금융위원장 혹은 국무조정실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간 출신으로 김은경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정재욱 전 KDB 생명 사장 등도 거론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과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이임식을 열고 3년간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었다.[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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