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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기지개…"어려울 때 돈 버는 법 안다"

이재호 기자I 2015.04.07 14:49:15

생산효율성 높이고 허리때 졸라매 '이익 확대'
'이재용식' 체질개선 성과…"2분기는 더 좋다"

[이데일리 이재호 오희나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들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6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갤럭시 S6가 출격하는 2분기에는 7조원대 이익으로 확실한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력 강화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허리띠를 졸라매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 폭을 확대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체득했다는 평가다.

◇ 매출 줄어도 이익은 증가 왜?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매출액 47조원, 영업이익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1.5% 늘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뒤 줄곧 강조했던 체질개선 노력의 결과로 해석된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다. 1분기는 전자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다. 매년 4분기에 굵직한 쇼핑 시즌이 몰려있어 이듬해 1분기에는 구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 올해 1분기에는 유로화나 신흥국 통화 약세 등으로 환율 측면에서도 손해를 봤다.

그럼에도 이익이 늘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을 보유하면서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 원가를 낮춘 것이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반도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D램의 경우 최신 기술인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제품 비중이 늘면서 생산 효율성이 향상됐다.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비트 V낸드도 10나노급 평면 낸드플래시보다 생산성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들도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축소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한편 재고 조정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추진했다.

여기에 갤럭시 A·E 시리즈 등 새로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확대됐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은 지난 1분기 2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이익이 기대 이상이었던 이유는 원가와 비용 절감으로 이익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갤럭시 S6 출격…1년 만에 플러스 성장 도전

갤럭시S6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크다.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가 시장에 나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갤럭시 S6 시리즈는 부품 자체 조달과 혁신 기술 탑재 등으로 부가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제품이다. 전작인 갤럭시 S5와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해도 더 높은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그 이상 팔릴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6가 갤럭시 S5보다 최소 10%에서 최대 20% 정도 더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2분기에 7조원대 영업이익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 일부 증권사는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8조원대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8조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는 지난해 2분기(7조19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년 만에 플러스 성장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만년 적자에 시달렸던 시스템LSI사업부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반도체 이익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갤럭시 S6가 시장 기대만큼의 판매량만 기록하면 7조원대를 넘어 8조원대 영업이익 달성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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