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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美와 멀어진 유럽서 中위상 제고

방성훈 기자I 2017.05.30 11:37:12

EU·벨기에·독일 등 방문…안정적 경제 파트너 위상 강조
보호주의 맞서 연대 강화 및 공동대응 모색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과의 결속을 강화하는 등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격화된 틈을 노려 균열을 메꾸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 방문을 위해 30일 비행기에 몸을 실은 리커창 중국 총리는 다음 달 2일까지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우선, 수교 45주년을 맞는 독일을 방문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날 계획이다.

이어 벨기에에서는 유럽연합(EU) 도날트 투스크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을 만나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리 총리는 특히 EU의 안정적인 경제 파트너로 중국을 강조하며 위상을 제고하는 등 양측 간 관계 개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리 총리는 또 필립 벨기에 국왕과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양국 협력을 위한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다. 합의문엔 화학, 식품, 금융, 초소형전자공학, 생의학, 환경보호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리 총리의 방문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및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가능성 등 서구 경제의 불확실성이 대폭 증가한 시기에 이뤄졌다. 이에 유럽과 힘을 합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는 한편, 자유무역 확대를 위해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왕차오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중국과 EU는 자유무역과 투자, 세계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세계적으로 개방경제 구축을 위한 공동의 메세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14~15일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서도 29개국 정상을 초청하는 등 보호주의 반대하고 무역자유화를 촉구하는 연대를 구축하려고 힘썼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 부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미국의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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