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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조선들, 서방 제재 피해 불법 환적 나서

방성훈 기자I 2022.03.28 11:54:39

19~25일 위치전송 끈 러 선박 사례 33건
에너지 제품 적재 가능 항구 근처서 타국 선박 접촉
서양 제재 피해 암거래 시도 정황
"제재 국가들간 거래 가능한 시장 등장할 수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유조선들이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동선을 은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유조선은 불법 환적 등 암거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AFP)


이스라엘 해상보안 컨설팅업체 윈드워드(Windward)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동안 러시아 유조선이 위치 전송 온보드 시스템을 끈 상태로 움직이는 이른바 ‘암활동’(dark activity)이 최소 33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해 일주일 평균 14건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국제 해양법에 따라 상선은 해상에서 자동 식별 시스템(AIS)을 의무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러시아 선박들의 암행은 주로 러시아 배타경제수역 또는 그 주변에서 발생했으며, 러시아 국적 선박과 비러시아 선박 간 접촉이 확인됐다. 선박들 간 교류는 에너지 제품을 적재할 수 있는 항구 근처에서 이뤄졌다.

서방 국가들의 눈을 피한 불법 환적 시도로 파악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해 5월 AIS를 비활성화하거나 조작하는 것은 불법이며,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가장 기만적인 선박 관행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8일 러시아산 석유·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같은 날 영국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영국, 캐나다는 러시아 선박이 자국 항구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후 더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상업 거래를 기피하게 됐고, 러시아 선박들은 해상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법 해운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해상 법률·보안 컨설팅 업체인 IR컨실리움의 이안 랠비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선박 관리·운영·소유 등과 관련한 모든 곳에서 암활동 우려가 있다. 그들이 하려는 거의 모든 일이 다양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제재를 받는 국가들 간 내부 거래가 가능한 시장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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