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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전문위원은 즉각 심폐소생술에 돌입했다. 지난 2022년부터 회관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안전관리자로서 일하면서 사내 교육, 민방위 등을 통해 접하긴 했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담감이나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었다. 무조건 이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류 전문위원은 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숨을 쉬지 않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정신없이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을 느낄 새도 없었다”며 “약 1분 후 방문객이 ‘헉’하면서 숨을 쉬면서 눈을 떴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119가 올 때까지 옆을 지켰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주변 직원들의 도움도 이어졌다. 최광식 기계실 반장은 최초로 발견해 주변에 큰 소리로 알렸고 고대준 보안대장은 원활하게 구급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차량 통제를 했다. 보안직원인 이태승, 최기훈 씨는 즉각적인 119에 신고한 뒤 상황을 공유했고 영상통화 연결도 시도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인근에 준비했다. 보건관리자인 김슬기 전문위원은 국립의료원까지 119구급차에 동승했다.
류 전문위원은 “심폐소생술은 내가 했지만 옆에서 다른 직원들도 계속 도왔기 때문에 더 안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은 것”이라며 “내가 그 자리에 없었어도 다른 직원이 더 큰 일이 나지 않도록 조치했을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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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서 진행한 교육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세종문화회관은 2022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응급처치교육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실시한 응급처치교육은 총 32회, 심폐소생술 교육은 총 27회였다.
한편, 당시 쓰러졌던 70대 방문객은 회관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세종문화회관은 류 전문위원 등에 대한 기관장 포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