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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美 수도서 첫 승리…대세는 트럼프

이소현 기자I 2024.03.04 11:49:08

워싱턴DC 프라이머리…美 대표 진보도시
헤일리 63%·트럼프 33%…대의원 19명 확보
헤일리 측 "공화당 경선서 승리한 최초 여성"
슈퍼 화요일서 '트럼프 후보 확정' 영향 없어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치러진 워싱턴DC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고 첫 승리를 거뒀다. 잇따른 패배 속에 소중한 첫 승리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차이로 지고 있어 ‘트럼프 대세’ 경선의 궤도는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니키 헤일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진행된 워싱턴DC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99%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62.8%를 득표해 트럼프 전 대통령(33.3%)을 이겼다.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패배하는 등 지금까지 공화당 주별 경선에서 모두 패했던 헤일리 전 대사의 첫 승리다. 캠프 측은 헤일리 전 대사가 “미국 역사상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 최초의 여성”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캠프 측은 성명에서 “워싱턴의 기능 장애에 가장 가까운 공화당원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모든 혼란을 거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헤일리 전 대사는 워싱턴DC에 할당된 대의원 19명을 추가로 확보했다. 대의원 배분 방식은 득표율을 50%를 넘긴 후보가 있으면 승자 독식으로 대의원 전원을 가져가는 구조다.

워싱턴DC는 미국에서 가장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 중 한 곳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92%를 득표할 정도로 진보 성향이 강한 도시다. 이에 온건하고 독립적인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향을 보인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2016년 공화당 경선 때도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승리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의 이번 승리에도 공화당 대선 주자가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 가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의 인구는 약 70만명이지만 지난 1월 31일 기준 등록된 공화당원은 약 2만3000명에 불과하다. 이날 투표에 참가한 공화당원도 약 2000명에 불과하는 등 투표율이 낮은 편이었다. 워싱턴DC는 공화당 전체 대의원 2429명 가운데 19명만 할당돼 있어 판도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측은 헤일리 전 대사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 전역에서 완전히 거부당했지만, 실패한 현상 유지를 지키려는 로비스트와 워싱턴DC 내부자들에 의해 ‘늪의 여왕’(Queen of the Swamp)으로 선정됐다”고 비꼬는 축하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아이다호, 미주리에서 모두 승리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대의원 1215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4명을 확보했고, 헤일리 전 대사는 24명에 불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874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오는 5일 ‘슈퍼 화요일’에도 무난히 승리하면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직을 사실상 확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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