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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 죽어라' 환청.. 엘베서 칼부림 30대男 '징역형'

정시내 기자I 2022.04.03 19:01:10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사탄을 죽이라’는 환청을 듣고 이웃 주민에게 칼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지난달 31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6)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 및 치료감호를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2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 있던 이웃 주민 B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다. A씨가 저항하는 B씨와 몸싸움을 하다 도중에 칼이 부러져 범행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탄을 죽여야 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조현병 환자로 약물 치료 중이었으나, 범행 약 일주일 전부터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에 의하면 특이한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고, 치료 받는 와중에도 큰 어려움 없이 독자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상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근하던 피해자를 살해하려 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했고, 피해자 요청에 따라 다른 아파트로 이주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고인과 가족들이 유대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고 치료 의지가 높다”며 1심 형량보다 줄어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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