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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체제 달라져도…MBC 시사 라디오, 부활은 언제쯤

김윤지 기자I 2019.05.15 18:19:41
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 ‘성역 없는 방송’이라 불렸다. 당대 가장 ‘핫’한 인물들이 출연했다. 깔끔한 진행과 명쾌한 인터뷰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청취율은 타사 경쟁 프로그램들을 합친 것 보다 높았다. 10여 년 전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대한 이야기다. 현 JTBC 대표이사인 손석희가 진행하던 시절이다.

지난 2017년 12월 시작한 최승호 MBC 사장 체제는 최근 출범 18개월째를 맞았다. 적폐청산과 재건·혁신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아직까지 수치적 성과에선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MBC는 1197억 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적자 예산이다. 2020년 2월 임기 만료라는 점에서 만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인재 유출의 여파로 MBC 콘텐츠 경쟁력이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강자였던 시사 라디오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표준FM ‘시선집중’이다. MBC 라디오 간판이었지만, 파업과 출연자 교체 등으로 산전수전을 겪는 사이 신흥강자에 순위를 내주고 말았다. 현재 시사 라디오 양대 산맥으로 교통방송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CBS 표준FM ‘김현정 뉴스쇼’이 손꼽힌다. 특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청취율은 물론 의제 설정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선집중’의 존재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해 10월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를 수혈하면서 “‘제2의 손석희’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던 안혜란 라디오본부장의 발언이 무색한 수준이다. 한때 개그우먼 김미화가 이끌던 시기 전성기를 구가한 표준FM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 모든 문제를 라디오본부의 문제로 돌릴 순 없다. 라디오 보다 팟캐스트를 즐겨듣는 10~20대 등 경쟁 심화, 수익의 원천이 되는 방송 광고 시장의 악화 등 미디어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탓하기엔 신흥 강자들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의 상징성이나 적폐 청산에 집중한 나머지 콘텐츠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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