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이승우, 몸은 풀리고 화는 안 풀리고"...前국대들이 본 물병 발차기

박지혜 기자I 2019.01.17 09:39:0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선수 중 물병 안 차 본 사람 없다”

전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가 17일 유튜브 채널 ‘꽁병지tv’에서 물병을 걷어찬 이승우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병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교체를 안 시켜준 감독에게도 불만이 있겠지만 스스로에게도(화가 났을 것)…”라며 “물병을 찼다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그 동기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어 “경기를 이긴 가운데 그렇게 할 수 있냐는 것 때문에 (축구 팬들이) 염려를 하시는데 모든 선수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지와 함께 대화를 나누던 국가대표 출신 현영민 SPOTV 축구 해설위원도 “몸은 풀리고, 화는 안 풀리고… 정말 경기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그랬을 것”이라며 이승우를 이해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현 위원은 “경기 후 벤투 감독과 이승우 선수의 미팅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승우는 화를 내기 전에 훈련장에서 감독에게 더 (자신을) 나타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북과 경남에서 활약하며 국가대표를 지낸 김형범은 “(이승우가) 성장을 하는 과정이라면 (물병을 걷어찬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젠 한국 축구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보여주는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형범은 “이승우가 개성은 살리되 오늘 같은 행동은 고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또 (이승우의 그런 행동을) 재치있게 넘어가 주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 (사진=연합뉴스)
무릎을 다친 나상호(광주) 대신 벤투호에 합류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가 전날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뛸 기회를 얻지 못하자 결국 물병을 걷어찼다.

벤투 감독은 1차전과 2차전에 이어 중국과의 최종전에서도 이승우를 벤치 멤버로 두었다. 이승우는 후반 막판 선발로 나선 손흥민(토트넘)을 불러들이고 이승우가 아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를 내보냈다. 이때 그라운드 밖에서 몸을 풀고 있던 이승우는 벤치로 복귀하면서 실망한 듯 물병을 걷어찼다.

경기가 끝난 뒤 이승우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굳은 표정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뒤이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나온 기성용(뉴캐슬)은 “이승우가 물병을 차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선수로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물론 잘한 행동은 아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된다. (이)승우를 잘 타이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토너먼트가 끝날 때까지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모두 필요한 존재”라며 “잘 얘기해서 문제가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역시 “(이)승우가 물병을 찰 때 옆에 있었다”라며 “(이)승우도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축구 열정이 커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충분히 자기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승우는 워낙 잘 알아서 하는 선수”라며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으면 좋겠다”고 후배의 열정을 보듬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