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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2월 금통위, 정책자세 유지..메시지는 분명해져

정명수 기자I 2002.02.07 14:16:17
[edaily]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금리를 4%로 유지했다. 금통위 이후 전철환 한은 총재의 코멘트는 1월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몇가지 구체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총 유동성에 비해 적절한 투자대상이 없다" 전 총재는 일단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주택보급률이 90%가 넘는다는 말도 했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 가격이 왜 올랐느냐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전 총재는 "부동산 가격상승에는 그간 저금리 기조정착, 시중 유동성 풍부 등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총 유동성에 비해 적절한 투자대상이 없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돈은 많은데 투자대상이 없다보니 부동산으로 돈이 몰린다는 것. 통화정책 측면에서 부동산 가격이 인플레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1)돈의 양을 줄이거나 2)돈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도록 하면된다. 전 총재는 "아직은 자산가격 변화에 일대일로 정책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가격 급등세가 이어진다면 통화정책 운용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대체 투자대상을 만드는 것과 관련해서는 "경기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상당하다. 미국경제가 올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그렇다면 부동산 말고 실물부분에서도 투자처가 생길 것이고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상당한 전환이 있을 것이다. 투자방향 면에서는 부동산시장을 과열시키지 않을 대체시장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속도에 맞춰 실물투자와 주식시장으로 돈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장률 전망 수정 예고 전 총재는 한국은행의 공식적인 올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뜻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전 총재는 "지난해 12월6일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률 수치인 3.9% 성장보다 성장률이 좀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있다"며 "예측치 수정은 6개월 간격으로 하기때문에 현재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시장의 기대"와 경기회복을 반영, 성장률을 조정하겠다는 뜻이다. 2월 금통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의 정책자세를 유지했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보다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SK증권의 오상훈 팀장은 "대외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통화정책을 바꿀 명분이 없다"며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일종의 경고성 메세지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4분기 성장률은 3.9%, 작년 전체 성장률은 3%에 가깝게 추정된다"며 "3월에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발표되고 나면 올해 성장률 추정치가 현재의 3~4%에서 4~5%로 일제히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의 김일구 선임연구원은 "물가에 대해서는 지난번 금통위보다 다소 강도 높은 발언을 했으며 한국은행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도 보다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에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시장 금리는 안정돼야하며 한국은행도 금리 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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