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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도, 올해도 프로배구는 '레오 천하'

이석무 기자I 2014.04.03 21:11:00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현대캐피탈 대 삼성화재의 경기. 삼성화재 레오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해도 프로배구는 ‘레오 천하’였다.

‘쿠바특급’ 레오를 앞세운 삼성화재는 3일 막을 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3승1패로 누르고 7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삼성화재의 우승을 얘기하는데 있어 레오의 존재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조금 심하게 얘기하면 ‘삼성화재=레오’라는 공식이 성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바 출신의 레오는 쿠바 주니어 대표와 성인대표를 거쳐 2011~2012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팀 우승과 MVP를 휩쓸었다. 이후 러시아 클럽과 계약했지만 외국인 선수 정원이 가득 차면서 신분이 붕 뜨고 말았다.

마침 신치용 감독은 한국 무대 최고용병이었던 가빈 슈미트가 삼성화재를 떠난 뒤 새로운 용병을 찾던 상황. 신치용 감독은 레오를 보자마자 그를 영입했다. 그렇게 레오와 한국 배구의 인연은 시자괬다.

사실 레오가 한국에 처음 왔을때만 해도 이렇게 잘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205cm의 키에 체중이 78kg 밖에 나가지 않았던 레오의 첫 모습. 마치 밀면 쓰러질 듯 보였다. 과연 스파이크에 파워를 실을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레오는 가빈 이상이었다. 첫 시즌부터 엄청난 파괴력을 뽐내며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끈 레오는 한국 생활 2년째도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내며 삼성화재의 7년 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올해는 어느 해보다 최고용병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 치열했다. ‘세계 3대 라이트’로 불리는 아가메즈(현대캐피탈)를 비롯해 토스의 질을 가리지 않고 고군분투했던 마이클(대한항공), 역대 최장신 공격수 에드가(LIG손해보험) 등 쟁쟁한 선수들이 레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레오는 그 모든 도전을 깔끔하게 뿌리치고 2년 연속 최고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그의 자리는 더욱 굳건해졌다. 도저히 범접할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지난 시즌 45.7%였던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올시즌 59.9%까지 늘어났다. 거의 팀공격 대부분을 처리하면서 몸이 부서질 정도였지만 싫은 기색 내지 않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 시즌 레오가 남긴 기록은 대단하다. 득점(1084점), 공격종합(58.57%), 오픈(57.36%), 퀵오픈(70.73%), 시간차(74.16%)에서 1위에 올랐고 서브에서도 2위(세트당 0.364개)를 차지했다. 레오가 2013~2014시즌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을 찾은 용병이 아니라 삼성화재 팀을 위하고, 팀과 하나가 된 레오는 거침이 없었다. 팀의 승리에 진심으로 기뻐했고 심지어 토종선수들을 독려하는 리더의 역할까지 맡았다. 지난해도, 올해도 레오 없이는 설명이 안되는 삼성화재의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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