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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상씨’ 신동미 “‘막장’ 댓글 속상, 현실적인 드라마”(인터뷰)

김윤지 기자I 2019.03.14 17:13:00
신동미(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제가 이렇게 잘 울 줄 몰랐어요. 주로 전문직 캐릭터를 했기 때문에 스스로 편견이 있었나봐요.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에요.”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그의 표정은 복잡미묘했다. 때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뚝뚝 흘렸다. 도회적인 캐릭터가 익숙한 그에게 처음 만나는 ‘친근한’ 캐릭터였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자꾸만 사라졌다. 유난히 대본 암기부터 쉽지 않았다. 입에 붙게 하고자 대사를 녹음해 듣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졌다. 절절한 장면들은 이 같은 치열한 세공을 거친 결과였다. 14일 종영하는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왜그래 풍상씨’의 배우 신동미(42)였다.

신동미는 극중 풍상(유준상 분)의 아내 간분실 역을 맡았다. 억척스러운 그는 동생밖에 모르는 남편이 답답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남편의 곁을 지킨다. 매 순간 남편에 대한 미움과 애정이 교차하는 우리네 엄마들과 닮아 있다. 신동미도 간분실이란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치 캐릭터에 몰입한 듯 불만들을 속사포처럼 뱉어냈다. 그럴 때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서를 달았다. “풍상도, 분실도 가족에 대한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란 말에서 측은지심이 전해졌다.

상대역 유준상은 큰 힘이 됐다. 출연 제안을 받고 망설이는 그가 마음을 돌린 이유기도 했다. 윤준상과 호흡은 벌써 5번째다. 현장에서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들만의 작업 방식이었다. 촬영 끝나고도 30분씩 이야기를 하는 그에게 한 스태프는 “날도 추운데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 실제 같은 부부의 모습을 완성시켰다.

“유준상 선배와 47세 동갑 설정이에요. 나이를 맞추고 싶어 노메이크업을 했어요. 고민이 많았죠. 연기에 자신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과감하게 민낯을 택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왜그래 풍상씨’(사진=초록뱀미디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쳇말로 ‘대박’이었다. 그는 “즐겁게 촬영했는데 좋은 반응도 얻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문영남 작가의 대본에는 대사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힘이 있다. 그만큼 진정성 있다”고 떠올렸다.

2001년 MBC 3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신동미는 어느덧 데뷔한 지 18년이 지났다. 그런 그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연기의 새로운 맛을 깨닫게 했다. ‘왜그래 풍상씨’를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라 표현한 이유였다. 동시에 가족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 계기가 됐다. 그는 “‘막장’이란 일부 반응에 속상했다.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모여 있어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그 가운데 가족애와 부부애를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신동미(사진=스타하우스 제공)
실제 가족 생활이 궁금했다. 뮤지컬 배우 허규와 2014년 결혼했다. 뮤지컬 상대역으로 만나 지금도 종종 한 작품에 출연하는 두 사람은 “친구 같은 부부”였다. 그는 “서로 일과 시간에 대해 존중할 수 있어 좋다”면서 “냉철하게 서로 모니터해주는데 ‘진짜 잘한다’며 이번에 처음으로 칭찬해줬다”고 웃었다.

지난 5개월 내내 작품에 매달렸던 탓일까. 촬영을 마친 그는 몸살이 나 있었다. 표정은 밝았다.

“그만큼 절실했고, 최선을 다했어요. 다음 작품에서도 어떤 시련이 올지 모르겠지만, 그런 시련들을 이겨내면서 조금씩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동미(사진=스타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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