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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미 前 FBI국장에 플린 보좌관 수사중단 요구”(종합)

방성훈 기자I 2017.05.17 08:08:31

"트럼프, 거의 모든 통화 및 회의서 코미에 메모 작성"
백악관 “FBI에 수사중단 요구한 적 없다…코미 메모 부정확”
코미측 반격으로 트럼프 녹취테이프에 관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던 제임스 코미에게 자신의 최측근 중 하나였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의 메모를 인용, 보도했다.

이 메모를 읽었던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코미 전 국장에게 “이 문제(=플린 보좌관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를 그냥 놔뒀으면 싶다”며 우회적으로 압박했다고 NYT는 전했다. 메모는 플린 전 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해임된 바로 다음 날에 작성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회의 후 따로 남도록 한 뒤 언론에 정보가 새어나간 것을 비난하면서 메모를 건넸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모를 FBI 관계자 및 지인 등과 공유했다. 당시 이 메모를 읽었다고 주장하는 코미 전 국장의 보좌관은 로이터통신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NYT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다른 두 명의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과 가졌던 모든 전화와 회의에서 비슷한 메모를 작성했었다며, 이 때문에 코미 전 국장이 종종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은 그가 러시아 관련 FBI 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려고 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NYT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면서 반박했다. 백악관은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누차 플린 전 보좌관은 그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보호했던 괜찮은 사람이라고 언급해왔다. 그러나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은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플린과 러시아와의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국 법집행기관과 그들의 수사내용에 대해 최대한 존중해왔다”며 “NYT가 언급한 그 메모는 당시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간의 대화를 충실하고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TV인터뷰에서 “러시아 내통 의혹설은 모두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 및 FBI의 지속적인 수사를 사기극이라며 비난해 왔다. FBI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다만 지난 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앤드류 맥케이브 FBI 국장대행은 당시 “아직까지 우리 수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코미 전 국장의 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코미 전 국장에게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하라고 최소 2번 이상 강요했으며, 코미 전 국장은 이를 거절했었다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 측은 그동안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코미 전 국장과의 녹취 테이프가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코미 전 국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겨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녹취 테이프 보유 공개는 자충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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