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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아 숨 쉬어” 강아지에 심폐소생술한 베테랑 소방관 [영상]

홍수현 기자I 2024.03.13 08:23:54

30년차 베테랑 소방관 이용호 씨
화재 현장서 의식 잃은 강아지 발견
주저없이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실시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화재 현장에서 죽어가는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30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 땅에 엎드려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다.

이용호 소방위가 의식 잃은 강아지 두 마리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사진=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13일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와 군산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 54분경 “군산 수송동의 한 건물에서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불이 난 곳은 반려동물 분양센터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산서 지곡119안전센터 이용호 소방위는 현장에서 태어난 지 보름 정도 된 작은 새끼 강아지 두 마리를 발견했다.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신 탓인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 소방위는 강아지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푹신한 방석 위에 눕혔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은 채 앉아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가슴압박에도 눈을 뜨지 않자 주저없이 인공호흡까지 시도했다. 행여나 작은 몸에 무리가 갈까 방화 장갑마저 벗어 던졌다. 그렇게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투는 15분여간 계속됐다.

손가락으로 가슴 압박을 하고 번갈아 가며 인공호흡을 이어나갔지만, 강아지들은 이미 연기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인지 끝내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용호 소방위가 의식 잃은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영상=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30년 차 베테랑인 이 소방위는 “심장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강아지들이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돼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가리지 않고 구조하는 게 소방관의 원칙”이라는 말도 남겼다.

한편 이 불로 강아지 5마리가 폐사하고, 3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건물 관리인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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