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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증시, 기술적 반등 아닌 약세장 종료…비미국 강세 이어질 듯"

김보겸 기자I 2023.02.02 08:03:26

메리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연초 증시 반등이 기술적 반등보다는 약세장 종료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말연초 글로벌 증시 흐름이 유럽이나 중국 등 비미국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지긴 했지만 구조적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2일 보고서에서 “시장의 추세와 관련해서는 기술적 반등이 아닌 약세장 종료로 판단한다”며 “약세장 종료가 곧바로 강세장으로의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아직 실물지표가 더 둔화할 가능성이 높고 기업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가 너무 앞선 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대였던 70~80년대 주가 패턴을 보면 실물 지표 개선은 주가 저점 확인 뒤 6개월에서 1년가량 뒤늦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과도한 재정정책과 전쟁으로 야기된 물가 충격은 진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관건은 어느 시기에 어느 속도로 강세장에 복귀할 것인지이지만 아직은 강세장 복귀보다는 복원의 연장 국면”이라고 봤다.

비미국 지역에서의 증시 선전은 구조적 전환은 아니라고도 짚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지난 13년간 진행됐던 미국 중심의 쏠림 추세 내에서는 가장 강한 모멘텀”이라며 “상반기즈음에 비미국 지역으로의 소폭 전환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2010년 이후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이 본격화했다. 2011년 유럽은 재정위기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고 중국은 산업 내 공급과잉 및 대중 견제 등 대내외적인 이슈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역시 중국 경기를 휘청이게 했다.

반대로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이 고공 성장했다. 이 연구원은 “문제는 작년말부터다. 유럽 경기가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예상보다 양호했고 중국정책 당국의 리오프닝 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앞당겨지면서 비미국 지역의 경기 모멘텀이 빠르게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아직 경기둔화가 진행 중이고 빅테크 성장성은 주춤해졌다. 이런 이유로 연말연초 비미국 증시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유럽과 중국 등 비미국 국가들이 경제 체질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겪은 것은 아니기에 구조적 변곡점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금융위기 이후 있었던 비미국 지역으로의 순환 중에선 모멘텀이 가장 강하다”며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징후가 있기 전까지 비미국 관성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초 외국인 중심으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된 데 이어 최근 실적 모멘텀이 생겨난 2차전지 쏠림 강화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전략 중 유념할 것은 특정 업종에 대한 과도한 비중확대 및 축소이다. 산업 사이클의 희비가 아직 분명치 않기 때문”이라며 “시클리컬 등 소외된 경기민감주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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