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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에도 계속되는 WBC 악몽...소형준·김윤식·구창모 동반 부진

이석무 기자I 2023.04.03 16:31:48
KT위즈 소형준. 사진=KT위즈
LG트윈스 김윤식.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다녀온 젊은 투수들이 제대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나란히 부진 늪에 허덕였다.

WBC 대표팀에 참가했던 KT위즈 우완 소형준과 LG트윈스 좌완 김윤식은 지난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서 양 팀 선발로 나섰다.

기대를 모으는 젊은 선발투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두 투수 모두 구위, 제구 모두 최악이었다. 아직 몸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WBC 당시 불안했던 모습에서 한치도 나아지지 않았다.

소형준은 2⅓이닝 동안 74개 공을 던졌다. 하지만 9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9실점한 뒤 3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소형준이 초반 대량실점한 KT는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9-10으로 끝내 무릎을 꿇었다.

이날 소형준의 빠른공 최고 구속은 145km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는 140km대 초반에 그쳤다. 빠른공 위력이 떨어지다보니 슬라이더를 절반 이상 구사했다. 하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다보니 LG 타자들에게 난타 당했다.

김윤식은 아예 1이닝만에 교체됐다. 39개 공을 던져 4피안타(1홈런) 2볼넷 2실점하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1회초 타선이 뽑아준 4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앤서니 알포드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3피안타 2실점을 내줬다.

2회말에는 아예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박경수와 김상수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구원투수 임찬규가 후속 타자 세 명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니 다행이지 자칫 실점이 크게 늘어날 뻔했다.

김윤식의 최고 구속은 144㎞에 머물렀다. 빠른공 평균구속도 141.3km에 그쳤다. 지난해 빠른공 평균구속 142.5km보다 1km 이상 낮았다. 심지어 39개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19개)보다 볼(20개)을 더 많았다.

2001년생 소형준과 2000년생 김윤식은 한국 야구가 기대하는 차세대 선발투수들이다. 2020년 13승(6패)을 거두면서 신인왕을 받았던 소형준은 지난 시즌에도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 다승 공동 4위를 차지했다. 2000년생 김윤식도 2021시즌 7승(4패)에 이어 지난해 8승(5패)을 챙기며 차세대 좌완 선발 에이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소형준과 김윤식은 나란히 WBC에서 호되게 혼이 났다. 경험 부족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다. 소형준은 2경기에 나와 3⅓이닝 동안 2실점했고 김윤식은 일본전에 나왔지만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사사구 3개를 내주며 3실점했다.

소속팀에 돌아온 뒤에는 시범경기에서 조금 나아진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다시 최악의 모습을 보이면서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소형준, 김윤식과 더불어 WBC에 참가한 NC다이노스 좌완 에이스 구창모도 2일 삼성라이온즈전에 선발투수로 나왔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4⅓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7피안타 3볼넷 6실점한 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창모 역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 WBC에 참가했지만 2경기에서 1⅓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하는 등 팀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WBC를 일찍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WBC에 출전한 젊은 투수 가운데 KIA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2일 문학 SSG랜더스전 선발로 나와 5이닝을 3피안타 3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그 역시 볼넷을 6개나 내주는 등 만족스런 투구내용은 아니었다.

아예 시즌 초반 전열에서 이탈한 선수들도 있다. LG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은 어깨 염증으로 4월 중순에나 마운드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셋업맨 정우영도 몸상태가 좋지 않다. 한국 대표팀은 아니지만 중국팀 소속으로 WBC에 다녀온 KT 불펜 핵심 주권은 팔꿈치 통증으로 아직 실전 등판이 어렵다.

2023 WBC는 한국 야구에 있어 안좋은 기억으로 남게 됐다. 대회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각 팀을 괴롭히고 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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