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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가 된 공유경제]①위험이 아닌 기회

권소현 기자I 2015.08.04 08:05:39
자동차 업계 카셰어링 서비스 개시

호텔 체인도 숙박 공유 스타트업에 투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피할 수 없으면 부딪혀라.”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공유경제(sharing economy)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공유경제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 방식을 말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는 기업들은 자원을 나눠쓰는 공유경제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지난 6월 24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독일 BMW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몇시간 차이로 일제히 차량공유 서비스를 발표했다. 포드는 자사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차를 구매한 고객이 차량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6개월 동안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GM 유럽 브랜드 오펠은 고객들이 자체 앱을 통해 차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SNS)페이스북 친구에게 빌려주는 ‘오펠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BMW는 차량 렌탈 서비스 ‘드라이브인 나우’를 통해 소형차 미니를 산 고객이 차량을 공유하도록 하는 계획을 내놨다.

다임러와 폭스바겐은 이미 ‘카투고’(Car2Go), ‘퀵카’(Quicar) 등 카셰어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올 뉴 투싼’을 출시하면서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와 손 잡고 시승 프로그램을 한 달간 진행했다. 일회성 시승행사에 그치지 않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한 것이다.

자동차 업종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의 등장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빠르게 확산된 분야다. 그만큼 기존 자동차 업체 위기감도 컸졌다. 그러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오히려 우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활용방식도 점점 정교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호텔 체인도 공유경제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빈방을 빌려주고 빌릴 수 있는 에어비앤비의 위협에 호텔 체인들도 적극 공세에 나섰다. 하얏트호텔은 영국 숙박공유업체 원파인스테이에 지난달 4000만달러(약 463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윈덤호텔그룹 역시 구독 기반의 숙박공유 스타트업 ‘러브홈스왑’에 750만유로(약 96억원)를 투자했다.

프랑스 호텔체인 아코르의 세바스티앙 바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에어비앤비에 투자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다”라며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말해 에어비앤비와 협력할 것임을 내비쳤다.

에어비앤비도 호텔과 공식 제휴를 맺지는 않지만 호텔 룸을 사이트에 올리는 것은 막지 않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존 기업들에게 공유경제가 기존의 생산, 소비 패러다임을 크게 뒤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혁신을 갈구하는 소비자와 시장 압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의 비즈니스 영역에 출현한 혁신 흐름을 더 빨리 수용하고 공유경제 참여자들과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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