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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의약품 성장엔진은 바이오베타… 내후년 결실"

이명철 기자I 2015.11.20 06:15:00

성장호르몬 치료제, 임상2상 거쳐 글로벌업체 계약 기대
ADC 기술 유방·난소암 치료제 신성장동력으로 개발 추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바이오시밀러는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습니다. 이제는 바이오베타가 바이오 의약품 시장 성장의 핵심 역할을 차지할 것입니다.”

지난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박순재(사진) 알테오젠(196170) 대표는 최근 한미약품(128940)의 기술 수출 ‘잭팟’으로 다시 바이오제약 업체에 대해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기존 약품의 성능을 개선시킨 ‘바이오베타’ 의약품이 시장을 주도, 업계에서도 선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표는 “상장 당시 제일모직과 시기가 겹쳐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가장 좋은 점은 해외에서 인지도와 신뢰성이 높아져 협상을 할 때 한층 유리해졌다는 것”이라며 지난 1년여를 술회했다.

2008년 설립한 알테오젠은 바이오업체로는 이례적으로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심사를 통과해 지난해 12월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회사 주가는 초기 부침을 겪다가 올 상반기 6만원선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헬스케어주 폭락 여파로 내린 후 다시 올라 현재 3만5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에 대한 관심이 퍼지는 영향도 있지만 이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같다”는 그는 이제부터 바이오 업체들의 선별 작업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봤다.

바이오 의약품은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신약과 성능 개선 제품인 바이오베타, 기존 제품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로 구분한다.

‘바이오 1세대’로서 LG생명과학(068870) 재직 시절부터 시장 성장세를 지켜본 박 대표는 “바이오시밀러가 투자 관점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는 셀트리온(068270)과 삼성이 뛰어들던 200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라며 “기술의 발달로 바이오시밀러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발 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이 주로 영위하는 제조업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이제 성장기를 벗어나 성숙기로 접어들었다는 말이다. “우리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해외 업체로부터 요구가 있을 때 개발하는 방식으로 캐시카우의 역할만 할 뿐 벤처기업이 뛰어들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신약보다 안정적이고 바이오시밀러보다 고부가가치인 바이오베타가 성장기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박 대표는 “해외업체가 개발한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와 항암보조제 뉴라스타는 투약 횟수를 줄임에 따라 환자 편의성을 개선했다”며 “한미약품이 개발한 당뇨 치료제 역시 기존 제품보다 지속성을 늘린 바이오베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알테오젠 회사 전경.(사진=알테오젠 제공)
회사 역시 바이오베타 기반의 넥스피(NexP) 융합기술을 통해 성장호르몬·혈우병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단백질 변형을 통해 성장호르몬을 체내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으로 임상1상을 종료했다”며 “혈우병 치료제는 임상 전이지만 3~4시간이던 투약시기를 일주일 가량으로 늘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존 항암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을 지닌 바이오베타 기술인 항체-약물접합기술(ADC)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 대표는 “독성이 강한 특성상 암세포 뿐 아니라 기존 세포까지 파괴하는 일반 항암치료제와 달리 더 높은 독성을 지녔음에도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암세포에서만 작용토록 한 것”이라며 “현재 유방암·난소암 ADC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난소암의 경우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문에 개발 성공 시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가장 가시권에 든 기술은 성장호르몬 치료제로 내년부터 임상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내후년까지 임상2상을 마치고 글로벌 제약업체와 라이센싱 아웃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으로 업체들과 개발 현황을 공유하면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약품을 계기로 높아진 관심은 반갑지만 그만큼 다른 업체에게는 부담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심정도 토로했다. 본격 투자를 진행하면서 비용 지출이 늘어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고민거리다. 다만 지난해 공모한 자금 대부분을 남겨둬 자금이 충분하고 실적 또한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어 우려할 부분이 아니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의 수조원대 계약은 업계에서도 드문 경우로 대부분 수천억원 수준이었지만 눈높이가 너무 높아졌다”며 “단순 금액에 이끌리기보다는 향후 회사 자체의 성장성을 지켜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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