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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 두경부암, 전문의간 협진시스템 구축...로봇수술로 흉터 안남아

이순용 기자I 2022.11.16 07:29:09

부암센터, 협진 통해 진단부터 환자 맞춤치료까지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
두경암은 음식을 먹거나 말을하고 숨을 쉬는 기능을 하는 얼굴 쪽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뜻함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음식을 먹거나 목소리를 내고, 말을하거나 숨을 쉬는 기능을 하는 기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 ‘두경부’다. 뇌와 쇄골 상부사이 모든 부위를 통칭하는 영역이다. 비강, 부비강, 구강, 인두, 후두, 침샘, 경부, 갑상선 등 뇌와 안구를 제외한 얼굴과 목 부위가 속한다. 이런 기관에 생긴 비강암, 부비동암, 구강암(설암, 경구개암 등), 인두암(비인두암, 편도암, 하인두암 등), 후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등을 총칭해서 두경부암이라고 부른다.

두경부암의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이 흡연과 음주다. 화학물질에 의한 물리적인 자극, 방사선 노출, 유전적인 요인 등도 연관이 있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한 두경부암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두경부암은 편도암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추세다.

◇ 두경부암 주원인은 흡연·음주

기관별 암발생 6번째인 두경부암은 진행성인 경우 생존율은 50%를 넘지 못하고,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0만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두경부암 연간 발생 건수는 2002년 3,316명에서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5,61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두경부암 중 갑상선암이 제일 많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인후두암과 구강암의 빈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흔한 증상은 목과 얼굴에 만져지는 혹이다. 혀나 구강에 딱딱한 혹이 생기거나,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구강 궤양이 있을 경우 설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목소리가 변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한 증상이나 이물감이 있으면 후두암이나 인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안면통증과 마비, 호흡곤란 증상도 주의해야 한다.

두경부암의 진단은 직접 진찰과 내시경 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초음파, CT와 MRI 등의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두경부암은 대개 여러 진료과의 다각적인 협진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두경부암은 두경부 영역의 해부학적인 특성상 치료 후에 기능적인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있고, 심미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섬세하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가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지만, 암의 완전한 적출과 동시에 중요한 신경이나 혈관을 최대한 보존하여 두경부 영역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고난도의 수술이기에 경험이 많고 고도로 전문화된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두경부암에 대한 근치적 수술을 시행한 이후에는 심각한 결손이 남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수술 후의 빠른 회복, 기능적 재활을 원활하게 하고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건술을 시행하게 된다. 재건술을 통해 환자는 수술 후에도 음식을 섭취하거나, 말을 하는 기능을 보존하고, 통증의 경감 및 운동 기능을 보존하여 빠른 사회로의 복귀를 기대해볼 수 있다.

◇입안이나 귓바퀴뒤 통해 로봇수술

두경부암 수술 후 과거에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미용적, 기능적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자, 최근에는 로봇 수술 기구를 이용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최소침습 두경부암 로봇수술 방법들이 많이 개발되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최소침습 두경부암 로봇수술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입안을 통해 로봇 기구가 목 안 깊숙이 위치한 여러 종양이나 암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경구강 로봇수술이 있고, 또 한 가지는 귓바퀴뒤 절개를 통해 로봇을 이용해 두경부암의 경부 림프절 전이, 갑상선암, 기타 목에 생긴 다양한 종양의 절제를 함으로써 목에 흉터 없이 수술하는 로봇 경부종양/갑상선 절제술이 있다.

더 나아가 수술 이후에는 병기에 따라서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고, 암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처음부터 수술이 아닌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을 쓰기도 한다.

이처럼 두경부암의 치료를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의가 참여해 치료방향을 의논하고 진행하는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두경부암센터는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종양혈액내과, 내분비대사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전문의들의 긴밀하고 빠른 협력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 진단에서부터 환자 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까지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한다.

특히 두경부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수술도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가진 외과전문의들이 종양의 완전하고 안전한 적출에서부터 기능적인 재건 수술까지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용적 기능적인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로봇수술로서도 두경부암, 갑상선암을 치료할 수 있는 장비와 수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두경부암센터 교수는 “두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맵고, 짠 식습관은 멀리하며, 구강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체중유지, 위험을 알리는 자각 증상을 잘 알고 필요시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두경부암센터 교수(오른쪽)가 우리가 음식을 먹거나 말을하고 숨을 쉬는 기능을 하는 두경부에 암이 발생한 환자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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