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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엔드게임…우리에겐 '무빙'이 필요하다 [봤어영]

최희재 기자I 2023.09.20 18:00:26
‘무빙’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한국형 히어로물의 좋은 예를 물어본다면 ‘무빙’이라고 답할 수 있을 듯하다.

지난달 9일 첫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과거의 아픈 비밀을 숨긴 채 살아온 부모들이 시대와 세대를 넘어 닥치는 거대한 위험에 함께 맞서는 초능력 액션 스릴러 히어로물이다. 원작을 집필한 강풀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무빙’은 공개 이후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등 5개국에서 1위를 거머쥔 뒤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열띤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미국 Hulu에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 주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등극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디즈니+ 아태지역에서도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리즈에 랭크됐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콘텐츠 어워즈&글로벌 OTT 어워즈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을 포함해 남우주연상(류승룡), 남녀 신인상(이정하, 고윤정) 등 주요 부문 수상 후보에도 올랐다.

‘무빙’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지막 피날레, 18·19·20회가 20일 오전 진행된 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은 ‘남과 북’, ‘결전’ 그리고 ‘졸업’. 포스터 속 인물들이 총출동해 얽히고설킨 전개의 실타리를 풀어냈다. 특히 남과 북이라는 현실에 기반한 설정이 몰입을 더했다. 그 중심에 있는 김두식(조인성 분)은 어떻게 됐을지, 원작과는 어떤 점이 다를지를 숨죽인 채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마치 한국형 엔드게임을 보는 듯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500억 대작, 초호화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바. ‘무빙’에는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러나 누구 한 명의 활약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든 역할이 돋보였다.

‘무빙’에는 작은 역할이 없다. 김종수, 유승목, 전석호, 심달기 등 그 어떤 인물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생각 못 했던 반전도 펼쳐졌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또한 ‘소중한 것을 위해 언제나 목숨을 걸었다’는 카피를 충실히 보여줬다. 무빙(Moving)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움직이는’이다. ‘무빙’은 제목처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극이라는 말은 어느샌가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이지만 ‘무빙’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좋은 자극을 줬다. 가족, 친구, 동료, 적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약속’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물들의 서사는 20개의 에피소드로 촘촘히 풀어냈다. 때문에 누군가는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액션, 느와르, 코믹, 스릴러, 로맨스를 다 볼 수 있다는 게 이를 누를 만한 장점이다.

‘번개 파워’ 같은 어마어마한 짜릿함은 아니지만 아들 봉석(이정하 분)을 위해 미현(한효주 분)이 챙겼던, 덕분에 희수(고윤정 분)의 손을 데워줬던 보조배터리 같은 작품이었다. 히어로가 필요한 현실 속에서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빙’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드는 쿠키 영상은 덤이다.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시즌2를 언급하며 “내 몫이 아니다. 강풀 작가님이 (대본을) 쓰셔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아쉬운 점은 잔인함의 정도다. 맞고 터지고 찌르고 쏘는 장면이 너무 적나라하다. 또 그러려니 하지만 뜬금없이 등장하는 CG 연출도 가끔씩 몰입을 방해했다.

‘무빙’은 디즈니+에서 전편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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