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세포분석결과 공개 초읽기…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강경훈 기자I 2019.04.15 06:00:40

15년만에 세포 기원 뒤바뀐 것 美서 확인
국내 사용 세포 기원 분석결과 15일 발표
국내 세포서도 신장유래세포 확인 가능성 높아
회사측, "공정과정 바뀐 것 없어 표시사항 변경 충분"
식약처, "신장세포 혼입 원인·안전성 규명해야"
美와 다른 결과 나올 땐 걷잡을 수 없는 혼란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인보사 논란의 분수령이 될 세포 분석결과가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미국에 의뢰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사진)의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세포 성분 분석결과가 이르면 15일 나온다. 이 결과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행 중인 자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행정처분 수위가 결정된다. 행정처분 수위와는 별개로 인보사는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라는 타이틀에 ‘정확한 기원도 모른 채 개발된 약’이라는 오명을 추가할 수밖에 없게 될 전망이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 부위 환경을 개선해 통증을 없애고 연골 재생을 돕는 약이다. 연골세포와 연골세포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인자((TGF-β1)를 만들어내는 형질전환세포가 주성분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 초기부터 연골에서 유래한 세포로 형질전환세포를 만드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15년만에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형질전환세포를 만든다는 것을 미국 임상시험 도중 확인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즉각 판매중단 조치를 결정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이미 상용화한 인보사에도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됐는지를 미국 업체에 분석의뢰했고, 이 결과가 15일 발표된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국내 세포에서도 신장유래세포가 확인되는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동일한 세포주를 배양해 한국과 미국이 각각 나눠 가졌기 때문에 충북 청주 공장의 세포가 신장유래세포로 확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개발, 임상, 상용화 등을 거치는 동안 성분이나 공정이 바뀌지 않은 만큼 표시사항 변경 후 판매재개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허가 당시와 세포 성분이 바뀌지 않았고 △10여 년의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 이후 3200여 명의 환자들에게 쓰는 동안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포가 바뀌었다는 게 밝혀졌어도 안전성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 측 바람대로 쉽게 끝날 일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성분 표시사항을 연골유래세포에서 신장유래세포로 바꾸면 제조공정에서 신장유래세포가 왜 섞이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장인자를 분리동정하는 과정에서 신장유래세포가 혼입될 수 있다는 회사 측 설명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직은 가정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모든 의구심이 명확하게 해소되기 전에는 쉽게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도 모든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회사 측이 바라는 표시사항 변경은 신장유래 형질세포를 그대로 쓰겠다는 의미”라며 “그렇다면 그동안의 실험이 제대로 됐는지, 형질전환세포를 만드는 과정은 명확한지, 추가로 고려할 사항이 있는지 등을 검토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필요하다면 미국 현지조사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성장인자 생산에 쓰이는 신장유래세포가 ‘종양원성’이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미 시술받은 3400여명 환자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주사를 맞으면 암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오해 탓이다. 인보사 치료 병원에는 벌써 환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시작된 상황. 회사 측은 “종양원성은 암이 될 가능성이 아니라 무한대로 증식한다는 의미인데 일부 언론이 과도한 불안감을 조장했다”며 “환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치료환자 전수를 대상으로 한 장기간 추적관찰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식약처와 주요 탐색 지표, 안전성 규명을 위해 필요한 검사 목록 등을 협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식약처의 관리감독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달 31일 처음 보도된 이후 식약처의 입장은 보름째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것 외에 없기 때문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능성에 따라 각각의 시나리오를 짜고 이에 대한 세부적인 대처 매뉴얼을 준비했다면 이런 일이 터졌을 때 ‘앞으로 이러이러한 내용을 검토해야 하며 시간을 얼마 정도 걸릴 것’이라고 미리 알릴 수 있고, 이는 국민 불안감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결국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경험부족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에서 확인된 신장유래세포가 국내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만에 하나 분석결과가 이와 같이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같은 세포주에서 나누어 받은 동일한 세포가 아니라는 의미로 일정한 품질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길 수 있고 개발, 임상시험, 상용화 등 모든 과정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허가취소는 물론이고 환자들의 집단소송, 식약처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 한국 바이오에 대한 불신 등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황우석 사태보다 더 큰 국제적 망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카드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