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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지는 당뇨약' 시장 커진다…1년새 매출 40% 늘어

강경훈 기자I 2019.02.18 06:00:00

기존 1위 DPP-4억제제 7% 성장에 그쳐
LG화학·동아ST 자체 당뇨약에 SGLT-2 병용 연구
대웅제약, SGLT-2 신약 개발 중

국내 1위 SGLT-2억제제 당뇨약인 포시가.(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일명 ‘살 빠지는 당뇨약’인 SGLT-2 억제제가 전년대비 40% 매출을 늘리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대신 신장에 작용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체중감소로 당뇨병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인정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도 SGLT-2 억제제 신약개발이나 자체 개발 당뇨약에 SGLT-2 억제제를 더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드는 등 본격 도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17일 의약품 통계 전문 유비스트 원외처방 실적자료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매출은 전년대비 40% 늘어난 64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이 가장 큰 당뇨약 계열인 DPP-4억제제의 5000억원에 비하면 아직 시장 규모는 8분의 1에 불과한 수치. 하지만 DPP-4억제제 계열이 전년대비 7.2%에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알 수 있다.

DPP-4 억제제 계열의 당뇨약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을 분해하는 DPP-4효소를 억제해 혈당 저하 호르몬이 몸에서 더 오래 작용하도록 만든 약이다. 이에 비해 SGLT-2억제제는 우리 몸이 쓰고 남은 에너지를 재흡수하는 신장에 작용한다. 신장에서 포도당을 걸러내는 SGLT-2효소를 막아 포도당이 소변으로 그대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약은 체중감소를 비롯해 심혈관계 질환 위험까지 낮춘다.

포시가 뒤를 쫓고 있는 SGLT-2억제제 자디앙.(사진=이데일리DB)
SGLT-2억제제 국내 1위는 2016년 가장 먼저 선보인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와 복합제인 직듀오를 저해 지난해 3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28.2% 늘어난 수치. 2위는 ‘자디앙’(베링거인겔하임)으로 지난해 2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66%나 늘어난 수치. 베링거인겔하임은 자디앙과 복합제인 자이앙듀오를 합쳐 2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SGLT-2 시장이 커지면서 또 다른 글로벌사인 MSD도 지난해 말 ‘스테글라트로’를 출시하며 본격 경쟁을 예고한 상황. SGLT-2억제제 매출이 늘면서 이들 글로벌사의 국내 파트너인 대웅제약(069620)유한양행(000100) 등 국내사 매출도 늘고 있다.

SGLT-2억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췌장에 작용하는 기존 당뇨약과 병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직듀오나 자디앙듀오는 모두 기존 SGLT-2억제제에 포도당 생성과 흡수를 막는 메트포르민을 합친 약이다.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기존 당뇨약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나 포도당을 흡수하는 장의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SGLT-2억제제는 내분비기관이 아닌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신장에 작용한다”며 “그래서 이들 약을 병용하면 더 효과적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GLT-2억제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자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LG화학(051910), 동아에스티(170900) 등 자체 개발한 당뇨약이 있는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에 SGLT-2억제제를 병용하는 복합제 개발에 주력한다. LG화학은 제미글로에 SLGT-2와 메트포르민을 더한 3제 병용연구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동아에스티는 슈가논과 SGLT-2억제제를 합친 복합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직듀오의 염을 변경한 ‘HCP1801’에 대한 임상1상 계획서를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포시가와 직듀오를 공동판매 중인 대웅제약은 SGLT-2억제제 신약을 자체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DWP16001’은 2023년 허가를 목표로 연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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