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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기의 불씨 된 부동산 PF...옥석 가리기 미룰 일 아니다

논설 위원I 2023.12.19 05:00:00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그제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부동산 PF를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요인으로 꼽으면서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위원장도 최근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금융사에 대한 자기책임 원칙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옥석을 가려 시장 원리에 따라 조정·정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부동산 PF 부실화 문제가 불거진 것이 지난해 가을부터이니 정부와 금융 당국의 대응에는 늦은 감이 있다. 지난해 9월 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춘천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로 인한 채권시장 경색이 부동산 PF 부실 확산으로 이어졌고, 고금리 장기화로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다. 올해 7월 발생한 새마을금고 뱅크런도 배경에는 부동산 PF 부실화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건별 대응에 치중했을 뿐 부동산 PF 전반에 대한 대응에는 적극 나서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부동산 PF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금융권으로의 부실 전이 조짐이 나타났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고급 주거단지를 짓는 ‘르피에르 청담’ 프로젝트가 채무상환 불능 위기에 빠진 데 이어 도급순위 16위인 태영건설마저 부도설에 휩싸이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선을 4개월 앞둔 지금 정부와 금융당국이 나서봐야 얼마나 적극적으로 메스를 들이댈 수 있겠느냐고 평가절하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르피에르 청담 브릿지론 채권자 협의회가 46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만기를 지난 8월에서 내년 5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한 것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 아니냐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된다. 9월 말 기준, 자체 유효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 중 16개사의 PF보증액만도 28조 3000억원에 이른다. 부실 PF를 얼른 솎아내지 않으면 금융위기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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