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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유지 가능성 커지자…브라질 국채 매도 우려↑

김보겸 기자I 2024.04.24 05:10:00

'금투세 폐지' 약속한 여당, 총선 참패하며
내년 1월 예정대로 도입될 가능성 높아져
연10%·비과세 매력 브라질국채 매도가능성↑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제22대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하며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비과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브라질 국채를 사들였지만 금투세가 도입되면 기존 과세하지 않았던 채권의 자본차익과 만기상환 이익에 대해 20%대 세금을 낼 수도 있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요 5대 증권사를 통해 사들인 브라질 국채 순매수액은 8562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브라질 국채 표면이율이 10%에 이르자 기준금리 인하 흐름을 노리고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기준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뛰는데,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2023년 6월 13.75%에서 꾸준히 금리를 내려 현재는 10.75%까지 하향했다.

비과세 혜택도 고액자산가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로 손꼽힌다. 1991년 한국은 브라질 정부와 국제조세협약을 맺었다. 브라질 국채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과세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개인이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면 이자소득과 매매차익, 환차익 모두 과세 대상이 아니다.

증권사에서도 채권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브라질 국채는 투자자에게는 비과세 혜택을 주고, 증권사는 보수가 높아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브라질국채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등급인 BB-에서 BB로 한 단계 상승한 것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금투세가 도입되면 브라질국채의 비과세 매력이 반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금투세는 채권 매매차익도 과세 대상으로 분류한다. 금투세 도입 이후 이자 수익이 아닌 매매차익이나 상환차익 등에 세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채권, 해외 주식 등 금융상품을 모두 포함해 250만원을 기본 공제한 후 과세표준 3억원 이하 차익은 20%(지방세 포함 22%), 3억원 초과 차익은 25%(지방세 포함 27.5%)의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편에서는 내년 예정대로 금투세가 그대로 도입되는 것이 확정되면 올 연말 과세를 피하기 위한 목적의 채권 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자본차익이 발생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과세 전 매도를 통해 이익을 보전하려 할 것”이라며 “해외투자가 진행됐던 자금이 회수된다는 관점에서 환율에 영향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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