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행사 내용 사전 공시하면 주주가치 오를 것"

전재욱 기자I 2019.03.14 05:10:00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 인터뷰
"사전공시로 `자기검증` 세져..주주권 양적·질적 향상 기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아닌 `활용`하는 운용사에 일맡겨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기관이 주주총회 전에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함부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테니, 주주 가치가 오를 겁니다.”

안상희(사진)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은 지난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내용을 사전에 공시하기로 한 것을 연기금 전체로 확대할 만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연구소는 대신금융그룹 산하 대신경제연구소 산하 조직으로 주주권 행사에 관한 전반을 자문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내용과 방향을 사전에 공시하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안 본부장은 “사전공시제도가 의무화하면 지금보다 의결권 행사가 활발해지고, 사전 검증을 거쳐야 하는 만큼 자문기관에서 객관적인 자문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전문위) 결정에 따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공개하기로 했다. 전문위 결정대로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가 대상이다.

그가 언급한 사전 공시제도는 원래 있었다가 현재 사라진 상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2009년 2월부터 의결권 행사 내용을 ‘주주총회 개최 5일 전`까지 공시하도록 했다. 사전 공시를 유도해 의결권 행사를 장려하려는 취지에서다. 2012년 6월 시행령이 개정돼, 공시 기한이 ‘주주총회 개최 이후 5일 이내`로 바뀌었다. 사후 공시로 변경된 것이다. 이후 시행령은 2015년 10월 다시 개정돼, ‘매년 4월30일까지 1년 치 의결권 행사 내용을 일괄 공시’하도록 했다. 충실하게 공시하는 것이, 사전에 공시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었다. 안 본부장은 “사전공시를 부활하면 주주권 행사가 양과 질적인 면에서 동시에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주권 행사 강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했다. 안 본부장은 “책임 지분을 가진 기금과 운용사가 신중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면, 기업이 전처럼 말도 안 되는 안건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경영사항을 자체 검토하고 타당성을 따지는 것만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주주총회 안건반대율이 전보다 떨어진 것을 체감한다”며 “그만큼 터무니없는 안건을 올리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려면 ‘큰 손’ 연기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안 본부장은 “연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운용사에 자산을 위탁하니, 코드 도입률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운용사가 기업을 감시하고 적절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연기금이 코드를 적절하게 행사하는 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하는 것이 주주권 행사 강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기업을 공정하게 평가할지 우려한다. 대신금융그룹 주요 고객이 주로 기업인 탓에, 연구소가 기업에 유리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안 본부장은 “연구소는 그룹 의사결정 방향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해서 의견을 내고 있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SK가 2015년 SK C&C를 합병할 당시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대신증권이 두 회사 합병 주관사를 맡은 상황에서, 연구소는 안 본부장 주도로 이들의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

안상희 본부장은

△1967년생 △건국대학교 졸업(1994년) △대신경제연구소 기업분석부(1995~2005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2005~2013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리서치기획부장(2014년)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프락시 본부장(2015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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