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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잠 못 드는 밤 공사는 계속되고…구지윤 '불면증'

오현주 기자I 2018.06.05 00:10:01

2017년 작
공사장 관심서 출발한 현대사회 부산한 풍경
불빛·걱정·소음까지 잡아낸 추상회화로 구현

구지윤 ‘불면증’(사진=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누군가 잠 못 이룬 채 뒤척이고 있다면 딱 이런 모양일 거란다. 어디선가 새어드는 불빛, 머릿속을 뒤숭숭하게 하는 우울·걱정 등 온갖 불안한 환경 말이다. 특별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소음도 있다. 작가 구지윤(36)이 잡아낸 ‘불면증’(2017)이다.

작가는 공사장에 관심이 많단다. 시도 때도 없이 부수고 세우느라 훤히 불 밝히고 뚝딱거리는 그 장소. 공사장뿐이겠나. 네온불빛이 훤한 밤거리와 24시간 켜진 휴대폰·TV까지. 현대사회의 이기가 몰고 온 부산한 풍경을 옮겨낸다.

사실 작가의 작업도 공사장과 다를 바 없다. 두껍게 칠하고 세심히 긁어내고 만들고 없애는. 구상이라면 되레 애매했을 조립과 해체의 건축과정이 추상으로 적나라해졌다. 잠 못 드는 밤 공사는 계속된다.

8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보라색 소음’에서 볼 수 있다. 린넨에 오일. 65×45.5㎝. 작가 소장.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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