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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집으로 자장면 주문, 학생들의 민망한 춤...점입가경

박지혜 기자I 2020.12.13 07:00: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12일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주거지 인근 상황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안산보호관찰소, 주거지까지 조두순을 쫓은 유튜버, 아프리카TV BJ 등 인터넷 방송인들이 몰려 경찰과 대치 상황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아프리카TV BJ는 조두순의 거주지라며 주택 담벼락에 올라가 창문에 카메라를 들이대는가 하면, 외벽에 있는 도시가스 배관을 잠궈버리기도 했다.

또다른 BJ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을 뚫고 조두순의 거주지로 침입 하려다 강력 제지를 받았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BJ과 돌연 몸싸움을 벌여 결국 경찰에 제압됐다.

조두순의 집으로 자장면을 주문한 BJ도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배달원은 경찰의 별다른 제지 없이 주택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배달원은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며 음식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

12일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주거지에 자장면을 들고 들어가는 배달원의 모습 (사진=유튜브 방송 캡처)
뿐만 아니라 앳된 얼굴의 미성년자들도 현장에 모여들었다.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2명이 경찰 앞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춤을 추는 모습도 보였다.

이 모든 상황은 ‘실시간 조두순 집 현장’, ‘조두순 출소 날 집 앞 상황’, ‘조두순 집 앞에 가봤습니다’라는 제목 등으로 인터넷 생중계 됐다.

날이 어두워져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인파가 몰리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고스란히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달됐다.

현장을 지키는 경찰도 온갖 수난을 겪어야 했다. 여기저기서 이어지는 돌발행동에 긴장을 늦추지 못했고, “위험한 행동만 하지마라”는 정중한 요구에도 돌아오는 건 삿대질이었다. 달걀 세례를 몸으로 대신 받아낸 경찰의 모습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궜다.

이에 대다수 누리꾼은 “자극적인 장면을 찍어 구독자와 수입을 늘리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며 주민들의 이중고를 걱정했다.

댓글에는 “조두순 이웃인 것도 불안한데… 저게 무슨 봉변이냐”, “옆집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네”, “주민들은 무슨 죄”, “재미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본래 의도는 실종되고 주민들께 뭔 민폐 짓들이냐”, “정의 구현이랑은 거리가 멀어 보인다”, “동네 놀이터가 아니다”라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장에 몰린 사람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출소한 조두순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주택에 찾아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인터넷 방송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조두순 출소 전 거주지인 안산시는 언론에 호소문을 전달하는 등 깊은 근심을 나타냈다.

안산시는 지난 10일 조두순 거주지 인근 주민들이 출소 직후 과도한 취재로 인한 불편·불안감 해소를 위해 ‘언론인 및 언론사에 전하는 호소문’을 보내와 관계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조두순이 거주할 예정이었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명의의 호소문을 배포했으나, 거주지 이사에 따라 재차 호소문을 전달하게 됐다.

주민들은 조두순 출소 후 거주 예정지 인근에서 언론사 및 개인 유튜버 등이 무분별하게 접촉하며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어 불편·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자치위원장 명의로 작성된 ‘언론인 및 언론사에 전하는 주민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허락 없는 주민 촬영 및 인터뷰 금지 △개인 신상 또는 지역 노출 금지 △아이 교육환경 및 일상생활 불편 초래할 수 있는 장시간 상주 취재 금지 △인근 도로 무단 주차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호소문에서 주민들은 “지금까지 언론인 여러분께서 조두순 출소와 관련한 문제점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보도해준 점에 대해 감사하다”면서도 “과도한 취재로 주민 불편·피해를 줘서도 절대 안 될 것이며, 주민 요구사항을 지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조두순 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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