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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9만전자' 볼까…센터장 전망은

원다연 기자I 2024.01.01 05:30:00

12월 삼성전자 7.8%, SK하이닉스 5.7%↑
반도체 수급균형 공급자 우위로 전환
글로벌 HBM 시장 양사가 90% 점유
AI시장 구체화 “상승세 관련주로 확산”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해 말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해온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해에도 당분간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따라 올해 반도체 기업의 주가 상승 흐름이 계속되리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023년 삼성전자(005930)는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모멘텀이 가세하며 삼성전자는 12월 들어서만 7.8% 급등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 내내 붙어 있는 ‘6만 전자’ 꼬리표를 사실상 떼어버렸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000660)도 같은 기간 5.7% 오르며 14만원대에 안착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2023년 대규모 감산을 시행하며 공급 축소 효과가 발생했고, 모바일 서버 수요가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급 균형은 수요자 우위에서 공급자 우위로 전환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최근 메모리 재고가 줄어들고 있단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 같은 신호가 보다 명확해진다면 국내 반도체 업종의 이익 우상향 방향성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은 지난 10월 지난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정거래가격 반등은 메모리 업체들의 긍정적인 실적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고정거래가격은 빅테크 기업들이 대량으로 메모리를 구매할 때 쓰는 기준으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시장은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부가 제품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반도체 사이클의 주인공은 메모리”라며 “수급 환경이 공급자에 유리한 구도로 형성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고부가 제품 시장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024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은 주요 업체의 증설에도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 속 양산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높은 점유율 확보가 전망된다”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심의 독과점적 공급구조로 인한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을 50% 가량 점유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40% 가량 점유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종목의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챗GPT로 촉발된 AI 시장이 구체화하면서 하드웨어 사이클인 온디바이스의 형태가 잡히기 시작할 것이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제품 출시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주가 상승 흐름이 SK하이닉스 중심에서 다른 반도체 및 IT 관련주로 확산할 것”이라고 봤다.

SK하이닉스의 ‘HBM3E’.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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