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 한우농장을 시작으로 증평군 한우 농장 10곳과 염소 농장 1곳 등 총 11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인 우제류에서 생기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국내 발생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
전문가들은 일부 농가의 백신 부실 접종으로 구제역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소 50두 이상 대규모 농장의 경우 공수의사가 아닌 농장 스스로 자가 접종을 하고 있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구제역은 다른 질병보다 전파력이 높아 조금이라도 방역이 취약해지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며 “자율 접종으로 방역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돼 대규모 살처분과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이뤄지면 물가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실제 2010~2011년에는 구제역으로 전국에서 소·돼지 348만 마리를 살처분해 소,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뛰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3.7%)는 석유류 등 가격 하락으로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농축산물(1.0%)도 채소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월(3.0%)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축산물은 정부의 대규모 한우 할인행사로 지난 2월(-2.0)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다만 정부는 구제역의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으며, 한우 가격 오름세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동제한으로 5월 초 1만3000원 수준이던 한우 가격이 소폭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살처분한 소는 전체 사육두수의 0.03% 수준으로 공급 감소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면서 “이번 주가 방역에 굉장히 중요한 기점으로 오늘까지 전국적으로 긴급 백신을 완료하고, 다른 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