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한우 도매가 들썩…전국 확산 땐 물가 자극 우려

김은비 기자I 2023.05.23 05:00:00

한우 도매가격 10일 만에 9.3%↑
전국적 확산시 축산물 물가 등에도 영향
정부 "이동제한 따른 일시적 현상…방역 강화"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4년 만에 충북 한우농장을 중심으로 구제역이 확산하면서 한우 도매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구제역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공급 부족으로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 한우농장을 시작으로 증평군 한우 농장 10곳과 염소 농장 1곳 등 총 11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인 우제류에서 생기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으로 국내 발생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구제역 발생으로 정부에서 방역 강화 조치를 하면서 소고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kg당 1등급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1만4395원으로 구제역 발생 이전인 9일(1만3170원)과 비교해 9.3% 올랐다. 방역 등으로 소 이동 제한이 시작된 16일은 1만5033원으로 발생 이전보다 14.15%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일부 농가의 백신 부실 접종으로 구제역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소 50두 이상 대규모 농장의 경우 공수의사가 아닌 농장 스스로 자가 접종을 하고 있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구제역은 다른 질병보다 전파력이 높아 조금이라도 방역이 취약해지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며 “자율 접종으로 방역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이 다른 지역까지 확산돼 대규모 살처분과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이뤄지면 물가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실제 2010~2011년에는 구제역으로 전국에서 소·돼지 348만 마리를 살처분해 소,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뛰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3.7%)는 석유류 등 가격 하락으로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농축산물(1.0%)도 채소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월(3.0%)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축산물은 정부의 대규모 한우 할인행사로 지난 2월(-2.0)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다만 정부는 구제역의 추가 확산 가능성은 낮으며, 한우 가격 오름세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동제한으로 5월 초 1만3000원 수준이던 한우 가격이 소폭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살처분한 소는 전체 사육두수의 0.03% 수준으로 공급 감소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다”면서 “이번 주가 방역에 굉장히 중요한 기점으로 오늘까지 전국적으로 긴급 백신을 완료하고, 다른 지역으로 구제역이 확산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속 소비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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