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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짓말 하고 있다”‥코미의 직격탄(종합2보)

안승찬 기자I 2017.06.09 04:43:56

"나와 FBI 명예훼손..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
“플린 수사중지 요청은 명령..충격 받았다"
트럼프 "그런 일 없다" 전면 부인..진실공방 예고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 전격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9일 해임된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코미 전 국장은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명백하다(plain and simple)”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직후 “FBI가 혼란에 빠져 있고 형편없이 지휘 됐으며 직원들이 리더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내가 일을 잘하고 있고 내가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더욱 중요하게는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메모한 것에 대해서도 “솔직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만남의 성격에 대해 거짓말할 것을 우려했다”면서 “그것을 기록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발 녹음테이프가 있기를 바란다”면서 자신의 주장에 가장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대화 내용을 담은 ‘(녹음)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쓴 내용을 비꼬는 말이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명령(order)이나 지시(direction)로 받아들였다”면서 “플린 전 보좌관은 법적으로 유죄가 될 위험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플린에 대한 수사중단) 요청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강조했다.

코미 전 국장은 전날 공개한 서면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이라며 ‘플린을 내버려 두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압력이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선 ”내가 언급할 사안 아니다“라고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코미 전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 역시 FBI 수사의 “범위 내에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실제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코미 전 국장의 이날 증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는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공식이든 실질적이든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누구에 대한 수사도 코미에게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카소위츠는 또 “대통령은 코미에게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증언을 부인하면서 향후 진실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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