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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F10th]갈등 본질은 정치…"美中 무역협상 극적 타결 기대말라"

이준기 기자I 2019.05.27 06:30:00

[인터뷰]①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
"美中관계, 점점 더 부정적…경제 훼손될 때까지 지속"
"'체면' 지켜야 하는 정상들, 먼저 고개숙이기 어렵다"
"경제 심각한 타격 받아야 협상에 긍정적 변화 올 것"

사진=AFP/뉴스1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다고 해도 무역협상의 물꼬를 틀 가능성은 50% 아래로 봅니다.”

맥스 보커스(사진)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말을 바꾸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미·중) 양국 관계는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미국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인 2014년부터 2017년 초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보커스 전 대사는 워싱턴 정가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이자 무역·통상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보커스 전 대사는 내달 12~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여는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방한, 교착국면을 지속하는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방한을 앞두고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그는 시종일관 미·중 무역마찰이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이 맞물린 국면이라며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강대강 국면을 이어가는 지금의 갈등을 ‘톱 다운’ 방식으로 풀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공세가 관세폭탄을 넘어 화웨이 봉쇄 등 비관세분야로 확대하는 상황. 이에 중국도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커스 전 대사는 미·중 갈등의 본질을 ‘정치’로 정의했다.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내년 대선이 미·중 무역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이어 “무역갈등은 국가를 위한 분쟁이 아니다”라며 “양 정상이 체면을 지켜야 하는 개인적 요소가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할 적당한 기회가 나타나기 전까지 먼저 고개를 숙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터닝포인트가 없진 않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 변화다. 보커스 전 대사는 “양 정상은 당분간 무역갈등을 지속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양 정상이 (무역갈등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심상치 않다’고 판단을 내린다면 그때 협상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중 양국 간 지속적인 분쟁이 결국 모두 지는 길이라는 것을 양국 정상 모두 알고 있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라는 대의를 내세운다면 둘 다 체면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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