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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화이트리스트 복원하고 러시아 수출통제 강화한다

김형욱 기자I 2023.04.24 00:00:00

산업부,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 시행
러·벨라루스 수출통제 57→798품목 늘려
日 상응조치 논의도 계속…24~25일 대화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리스트)에 다시 넣는다. 정부는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복원 결정을 앞당기기 위한 협상도 이어간다. 대(對)러시아 수출통제는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확정하고, 관보를 통해 공포했다. 산업부는 이번 개정으로 일본을 ‘가의2’에서 ‘가’ 지역으로 복원한다.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필요한 허가 심사기간은 15일에서 5일로, 제출 서류는 개별 수출허가 기준 5종에서 3종으로 각각 줄어든다.

각국은 군사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자국 전략물자가 비우호국으로 흘러가지 않게 하려고 전략물자 수출입시 당국의 허가를 받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전략물자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판단되는 우호국의 경우 화이트리스트로 지정해 규제 완화를 적용한다.

한·일 양국은 원래 상호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이었으나, 2019년 정치적 갈등을 계기로 상호 배제했다. 일본 정부가 먼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직후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고,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도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화이트리스트에서 뺐다.

대립하던 양국 관계는 지난달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회복에 급물살을 탔다. 일본 차관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이 배상금을 대납하는 형태로 강제징용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이후 한국은 일본에 대한 WTO 제소를 철회하고 일본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행정예고했다. 일본도 반도체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풀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정부는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돌려놓기 위한 협상도 이어간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대(對)일본 제재를 풀었다는 이유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굴욕 외교’라 평가하는 상화에서 일본 측의 빠른 조치가 뒤따라야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은 오는 26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업부는 오는 24~25일 일본에서 일본 경제산업성과 제10차 수출관리 정책 대화 4회차 회의를 열고 담판을 짓는다는 목표다. 일본은 산업부의 고시 개정만 필요한 한국과 달리 범정부 협의인 각의 심의·의결 절차가 필요하다.

양측은 앞선 이달 10일과 12~13일 1~2회차 영상 회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8~20일 한국에서 3회차 대면 회의를 진행했다. 산업부는 이 과정에서 일본 측에 우리나라의 전략물자 관리시스템(yes trade)을 시연하며 국내 제도적 허점으로 일본의 전략물자가 우려국으로 우회 수출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확인시켰다.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러시아·벨라루스에 대한 수출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한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전략물자 품목에 더해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57개 품목에 대한 대(對)러시아 수출 때 상황허가를 받도록 했는데, 이 품목을 798개로 대폭 늘렸다.

미국, 일본 등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제 강화 조치에 동참키로 한 것이다. 관련 조치는 28일부터 적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상화허가 품목이 제 3국을 우회해 러시아·벨라루스로 유입되는 일이 없도록 단속·집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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