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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잘 키운 하이브… BTS 군백기 '이상無'

김현식 기자I 2024.04.11 06:00:00

걸그룹 아일릿 음원차트 정상 등극
보이그룹 투어스 데뷔음반 40만장↑
뉴진스·투바투… 기성 아이돌도 건재
멀티 레이블로 탄탄한 라인업 갖춰

아일릿(사진=빌리프랩)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올해 데뷔한 하이브 소속 신인 그룹 아일릿과 투어스의 기세가 매섭다. 두 팀이 빠르게 성공 궤도에 오르면서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부재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어내고 아티스트 육성 능력을 확실히 인정받게 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 팬덤의 관심이 하이브에 쏠린 가운데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곡과 콘셉트를 선보인 점이 두 팀의 성공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난해하지 않은, 신선함의 정도가 적당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하이브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신예 아일릿·투어스, 나란히 차트 정점에

지난달 출격한 걸그룹 아일릿의 파죽지세 행보가 특히 화제다. 아일릿은 데뷔앨범 ‘슈퍼 리얼 미’로 음반과 음원 분야에서 모두 강세를 보이며 단숨에 새로운 ‘괴물 신인’으로 등극했다. 음반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은 38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하이브 소속 걸그룹의 데뷔 음반 초동판매량 최고 기록이다.

앨범 타이틀곡인 ‘마그네틱’은 아이유, 비비 등 인기곡들을 모두 제치고 멜론 톱100, 일간차트 1위까지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곡은 미국 빌보드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 등 글로벌 주요 음악 차트까지 뚫었다. 빌보드의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는 순위가 2위까지 올랐다.

아일릿은 하이브가 르세라핌과 뉴진스에 이어 3번째로 자체 론칭한 걸그룹이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JTBC를 통해 방송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알 유 넥스트’를 통해 아일릿 멤버 선발 과정을 그렸다. ‘알 유 넥스트’는 방영 내내 0%대 시청률에 머문 끝에 조용히 종영했다. 이에 아일릿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했지만 데뷔 직후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5세대 걸그룹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 데뷔한 보이그룹 투어스 또한 매서운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데뷔앨범 ‘스파클링 블루’ 타이틀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차트 최상위권에 수개월째 머물며 롱런 히트곡으로 자리 잡았다.

음반 판매량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데뷔 음반 초동 판매량은 26만장이었는데, 어느새 누적 판매량이 40만장을 넘어섰다. 타이틀곡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자연스럽게 음반까지 구매하는 열성 팬덤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투어스와 아일릿의 연이은 활약은 하이브가 글로벌 팬덤을 빠르게 흡수하는 노하우를 지닌 기획사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투어스(사진=플레디스)
IP 화수분 멀티레이블 체제…아이돌 그룹만 11팀

연이어 출격한 아일릿과 투어스가 빠르게 인기 그룹 반열에 오르면서 하이브의 아이돌 그룹 라인업은 한층 더 탄탄해졌다. 보이그룹 라인업의 경우 방탄소년단,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데뷔 5년 차가 넘은 그룹들이 인기를 굳건하게 유지 중이다. 이 가운데 2022년과 지난해 각각 데뷔한 앤팀과 보이넥스트도어에 이어 투어스까지 라인업에 추가돼 신구 조화가 균형감 있게 이뤄졌다. 걸그룹 라인업 또한 프로미스나인, 르세라핌, 뉴진스에 이어 아일릿이 추가되면서 보이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존하는 아이돌 그룹만 총 11팀. 2분기 중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육성한 새 걸그룹인 캣츠아이도 데뷔를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군백기’(군대+공백기) 중이고 세븐틴도 ‘군백기’ 돌입을 눈앞에 뒀다는 점에서 신인 그룹들의 빠른 성장은 하이브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다만 신인 그룹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음반 판매량이 감소세고, 신인 론칭 비용이 반영돼 1분기 매출과 영업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래도 신인 두 팀이 단기간에 성공 궤도에 오른 데 대해선 긍정 평가가 나오는 분위기다.

하이브는 신인 그룹들의 연이은 성공에 대해 “멀티 레이블 전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따른 결과”라고 자평했다. 하이브에는 빅히트 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빌리프랩, 어도어 등 여러 산하 레이블이 존재한다. 이번에 데뷔한 투어스와 아일릿은 각각 플레디스와 빌리프랩 소속이다. 하이브는 독립성을 보장하는 레이블 체제를 통해 타 기획사들보다 빠른 속도로 새로운 그룹을 론칭하면서 아티스트 라인업을 탄탄하게 쌓아나가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창작물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해 다양한 색깔의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면서 “슈퍼 IP(지식재산권) 탄생 선순환이 지속된다면 K팝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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