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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③“갓이 오마이갓”…‘킹덤’發 신한류

김윤지 기자I 2019.02.11 06:00:30
‘킹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모자(hat)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각기 다른 모자의 의지를 알려줄 학자가 필요하다.”

미국 SF작가인 존 호너 제이콥스가 최근 SNS에 남긴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킹덤’(극본 김은희·연출 김성훈) 감상평이다. 특히 중전의 가채와 꿩깃을 꽂은 주립을 극찬했다. 제이콥스 외에도 SNS에선 신분과 직위에 따라 다른 복식이 이색적이라는 해외 시청자들의 평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갓에 대한 관심은 넷플릭스도 예상치 못한 관전 포인트였다.

‘킹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이다. 죽은 왕이 되살아나자 세자 이창(주지훈 분)은 반역자로 몰린다. 역병의 근원을 밝히고자 조선의 끝으로 향하지만, 역병에 걸려 좀비가 된 백성들의 수는 점점 늘어난다. 재빠르고 잔인한 좀비와 정적이며 아름다운 조선시대는 대비를 이룬다. 주인공들은 좀비에 쫓겨 고창 선운산, 보령 빙도, 경주 소나무숲, 서창 갈대밭 등 전국 각지 비경을 누빈다. 창경궁과 창덕궁, 하회마을, 민속촌 등에서도 촬영을 진행했다. “익숙한 소재와 조선 시대 배경이 합쳐져 특별한 장르물이 탄생했다”고 미국 미디어 웹사이트 CNET는 ‘킹덤’을 평했다.

이창(주지훈 분)과 호위무사 무영(김상호 분)이 벌판을 내달리는 신은 보령 빙도에서 촬영됐다.(사진=넷플릭스 제공)
좀비 사극이란 장르가 국내 사용자에게 새롭진 않다. 지난해 영화 ‘창궐’로 이미 경험했다. 플랫폼은 다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개국, 1억3900만 명의 사용자를 자랑한다. ‘킹덤’은 27개 언어 자막, 12개 언어 더빙을 제공한다. 정책상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는 넷플릭스 콘텐츠의 화제성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가늠할 수 있다. 북미나 유럽, 동남아 등 그만큼 반응하는 사용자의 국적도 언어도 다양하다. 일본과 중국에 한정됐던 기존 한류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물론 넷플릭스 모든 콘텐츠가 동일한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킹덤’에 대한 넷플릭스의 물량공세는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킹덤’은 시즌1 공개 전 시즌2 제작이 결정됐다. 오는 11일 시즌2 첫 촬영에 돌입한다.

창덕궁 비원에서 촬영한 ‘킹덤’의 한 장면(사진=넷플릭스 제공)
탄탄한 서사는 해외 누리꾼들이 꼽는 공통적인 반응이다. 좀비물은 공포영화의 하위장르로 스토리가 허술하고 선정적이란 편견이 있다. ‘킹덤’은 잔인하되 이야기의 완성도와 수려한 미장센으로 선입견을 깼다. 대신 한국의 미를 결합시켰다. 궁인들의 시체가 수장된 연못신이 대표적이다. 창덕궁 후원인 비원에서 촬영했다. 곱게 물든 가을 단풍이 역설적으로 잔혹한 설정을 강조해준다. 이를 극대화시키고자 부감쇼트를 활용했다. 고궁에선 드론 촬영이 불가해 부감쇼트에 한해 경희대 연못을 담았다.

‘킹덤’을 제작한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는 “한류의 역사를 살펴볼 때 드라마는 접근성이 용이한 콘텐츠”라면서 “‘킹덤’은 국내외 시청자에게 드라마로서 보편적인 재미를 주면서 해외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자신했다.

‘킹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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