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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 "다시 교복 입는 것 두렵지 않아"

유숙 기자I 2008.08.18 08:10:00
▲ 장근석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다시 교복을 입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어요.”

마냥 남동생 같기만 하다 어느덧 성인이 된 배우 장근석이 다시 교복을 입고 돌아왔다. 영화 ‘아기와 나’에서 어느날 갑자기 아기를 떠맡게 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역할 때문이었다. 다들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슬슬 ‘사내’의 느낌이 나기 시작하는데 왜 다시 10대 역할로 돌아갔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장근석은 이에 대해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굳이 교복을 또 입을 필요가 있었나’다”며 “그런 질문을 들으면 ‘성인 연기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스물두살 입장에서 ‘성인연기’라는 틀을 나누는 것이 건방져 보일 수 있겠지만 결국 이미지의 싸움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장근석은 “성인과 아역의 틀은 없다고 본다. 그 나이 대에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차이일 뿐”이라며 “교복을 입는 것도, 가발을 쓰고 우스꽝스런 연기를 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 단지 내가 그 캐릭터에 얼마만큼 완연한 모습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기와 나’ 촬영 도중 성인과 아역 연기에 대한 고민보다 그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장근석’ 자체를 잃어버렸던 것이라고 한다. ‘아기와 나’와 KBS 2TV 퓨전사극 ‘쾌도 홍길동’ 촬영을 동시에 했던 그는 “어느 날 보면 한복을 입고 있고 어느 날은 아기를 안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장근석은 없더라”며 “거울을 봐도 그 안에 내가 아닌 극중인물들만 있으니 미치겠더라. 내가 내 자신을 잃어버려 헛갈렸다”고 털어놨다.

당시에는 바쁜 스케줄에도 체력적으로는 “젊으니까” 버틸만 했지만 정신적인 부분이 매우 힘들었다고. 그래서 장근석은 자신을 찾기 위해 시간을 쪼갰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서울로 올라와 잠을 자야할 시간에 혼자 드라이브를 하고, 음악을 듣고, 새벽에 남대문 시장에 가서 칼국수를 먹으며 나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쾌도 홍길동’의 창휘나 ‘아기와나’의 준수가 아닌 ‘장근석의 생활’을 즐겼던 사실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13개월짜리 아기 메이슨 군과의 촬영은 어땠을까. 장근석은 “처음에는 메이슨과 친했다. 내가 한달여 정도 촬영장에서 데리고 살다시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만 보면 촬영하러 간다는 것을 인식하고 울더라”며 “아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쌓였지만 그만큼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을 생각에 미안하더라. 말이 안 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이어 “부모님 말씀에 나는 어렸을 때 사람 많은 곳에서 손을 놓치면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한시도 방심하면 안 되는 진짜 지독한 아이였다고 한다”며 “촬영하면서 우리 부모님이 나를 키우며 많이 고생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웃으며 말해 아기와의 촬영이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음을 느끼게 했다.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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