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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진료실에서 만난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 만성방광염, 간질성방광염 환자 대다수는 방광의 기능이 저하되어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이들 질환으로 오랜 기간 문제를 안고 지내며 노화까지 더해지면 방광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광의 기능이 저하돼 소변을 제때 제대로 비울 수 없게 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의도치 않게 소변을 흘리는 등 하루하루 불편을 느끼게 된다. 가장 큰 고통은 여러 유형의 배뇨 장애다. 소변이 하루 8회 이상 자주 마렵고(빈뇨), 소변을 볼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지연뇨). 또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세뇨) 중간에 끊기는(단축뇨) 증상이 나타난다. 밤 수면 중에 수차례나 화장실을 가는 야간뇨와 잔뇨 증상도 생긴다. 심한 경우 15분마다 한 번씩 하루에 화장실을 수십 번을 찾는 등 마음대로 오줌을 참지 못해 일상생활 자체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방광의 기능저하로 인한 소변증세가 나타났을 때 방광을 수축시키는 콜린성 약물이나 근육이완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방광의 탄력이 저하돼 오랫동안 고생을 할 수 있어 환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광이 수축력을 잃어 방광 안의 소변을 제대로 비워낼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면 소변줄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방광의 기능을 회복하는 한의학적 치료는 약해진 방광의 탄력을 회복하고 소변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비뇨 생식기계통을 보하는 육미지황탕 처방에 소변기능을 개선하는 복분자, 차전자, 익지인 등 을 체질에 맞게 가감하여 처방하고, 환자에 따라서는 하복부 침과 온열요법을 병행한다. 한방 치료는 방광의 건강성을 회복해 소변 저장량이 늘어나고, 배출 능력이 좋아져 소변이 시원해지며 잔뇨량이 준다. 이렇게 소변 배출이 정상화되면 노년기에 전반적인 신체 능력 또한 좋아진다.
방광 기능 저하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 방치했다가는 중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대처가 필요하다. 방광 기능이 떨어진다는 질환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기회에 부모님들의 이러한 소변 증세를 꼼꼼히 살펴 하루라도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노년기 삶의 질을 높여 드리는 길이다.